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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버더레스 Nov 05. 2024

알아버리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아

오랜만에 온 단골 카페에서 내 닉네임을 기억하고 있는게 고마웠을 뿐이야

누군가에게 기억이 된다는 건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잖아

나는 그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좋고 나쁨의 기준으로 기억을 정의하고 싶진 않아 꼭 누군가를 그렇게 기억할건 없지 

"그런 사람이었지!"정도로 기억되는게 좋겠어 

사실 대단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욕심도 있던 적이 있었어 

이제는 한강 위로 쏴올린 폭죽처럼 저 높은 곳에서 터져버렸어 

글을 보며 찾은 대단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내가 대단한 사람이 되겠다!"라생각해서 

대단한 사람이 사람은 없더라고 날카롭게 살아가며 몸에 닿으면 피가 고통에도 굴하지 않고 

신념의 끝에 온전하고 올바른 뜻이 있다 생각해 걸었던 사람들만이 대단한 사람이 됐더라

갑자기 그런 사람들 몸에 나있을 깊은 상처들이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까? 라는 위로와 걱정이 들더라

하늘의 끝이 어디였나 싶을 정도로 푸르고 아직은 코끝이 시리지는 않은 어느 11월의 공기가 지금은 더 행복하단 걸 알아버렸어  

두터운 후드를 꺼내 뒤집어 쓰며 별별고민으로 남산을 걷는 것고 잎은 색이 변하고 떨어진다는 이치를 다시한번 깨달으며 살며시 은행잎 한 장을 집어들어 책 사이에 꽂아넣을 수 있는 것도 행복하단 걸 알아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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