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의 굴레에 빠졌다. 항상 내 옆의 누군가와 경쟁한다. 하다 하다 이젠 '어제의 나'와도 경쟁한다. 승진하기 위해 동료와 경쟁하고,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친구들과 경쟁했다. 원하지도 않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 퇴근 후 독서실에 가서 공부했고 내가 자는 동안에도 다른 사람은 공부하고 있다는 급훈을 항상 보면서 결의를 다졌다. 이기리라! 지지 않으리라!
초등학교 2학년, 가지고 싶은 장난감이 하나 있었다. GI유격대. 그 장난감을 얻기 위한 미션은 시험에서 3개 이하로 틀리는 것이었다. 난 3개를 틀렸고 GI유격대를 얻었다. 장난감을 사러 가는 동안 엄마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아래층 영환이가 '올백'을 맞았기 때문이다. 그때 생각했다. 기분이 좋으려면 누군가를 이겨야 하는구나.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둘째가 태어난 후 난 낙오자가 되었다. 장애는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눌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난 비정상적인 자녀가 포함된 가족의 가장이 되었다. 떨어지는 자존감, 주변의 시선, 죄책감, 감정의 고갈로 인한 아내와의 다툼. 머릿속에는 이혼 생각이 가득했다.
이렇게 살면 나에게 남는 건, 장애인 아들, 죄책감과 증오심을 동시에 안고 사는 딸, 지쳐 쓰러질 듯한 아내, 행복하지 않은 나일 터였다. 이렇게 살 수 없었다. 탈출구는 돈뿐이라 생각했다. 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애썼다.
그런데 이상했다. 애쓰면 애쓸수록 달라지는 건 없었다. 부동산 투자는 시작도 하지 못했고, 승진에 누락했으며 수입도 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조급해졌다. 더 화가 나고 짜증이 났다. 찐이의 장애는 여전히 원망의 대상이었다. 여전히 행복하지 않았다.
효과 없는 <애쓰기>를 그만두었다.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려 애쓰지 않고, 장애를 고치려 애쓰지 않고, 너무 잘하려 애쓰지 않고, 결과에 집착하려 애쓰지 않고, 화를 참으려 애쓰지 않고, 남자다우려 애쓰지 않고, 상사의 인정을 받으려 애쓰지 않기로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애쓰지 않기로 결정한 후, 내 옆에 있던 행복을 볼 수 있었다. 장애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 나를 찾고 가족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상사의 인정에서 벗어나자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너무 애쓰는 이유는 현재에 머물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거에 대한 집착이 현재의 나를 너무 애쓰게 만든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현재의 나를 너무 애쓰게 만든다. 과거와 미래에 대한 걱정은 잠시 내려두고 지금으로 돌아와 보자. 멋진 일이 생기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