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채기를 연달아 하는걸 보니 감기에 걸렸구나.
마스크 쓰고 지내는 동안 환절기를 잊어 아차 싶었다. 조금 더 신경 써 줄걸 이란 생각만 들었어. 처음 네가 열이 나던 날 얼마나 당황하고 힘들었는지는 벌써 희미해졌지만 아직도 서율이가 아프면 정신을 쏙 빼놓고 열이 내리기만을 바라곤 해. 아이라 그런지 아프다고 울지도 찡찡거리지도 않고 기운이 다 빠진 채 옆으로 누워 큰 눈망울로 힘없이 날 바라볼 때 마음이 많이 아파. 그러니 이번 감기는 맑은 콧물만 흘리고 지나가 주면 좋겠다.
서율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일까 일주일을 고민했는데 글 한 줄 적는게 어려웠어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는걸까? 생각도 해봤는데 엄마는 서율이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다 했던것 같아. 좋아한다, 사랑한다, 예쁘다, 이런 행동은 참 멋지다, 이 행동은 잘못됐다, 등등 엄마는 마음속에 담아 두는법을 몰라 생각이 날 때마다 너에게 다 표현하고 살았어. 깜빡 한 말이 있으면 자기전이라도 서율이에게 모든 얘기를 해주곤했지.
요즘은 종종 서율이도 엄마의 말을 기억했다가 잠들기 전에 툭 내 뱉는 말이 얼마나 기쁘게 해주는지 알고 있니? "엄마, 태어나(줘)서 고마워?", "엄마 좋아해","엄마 나는 공주야" 아들이면서도 편견없이 자신을 공주라고 할 때마다 참지 못한 웃음이 터져나오는 나와 함께 웃는 너를 보면 그 순수함이 참 예뻐.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옆에서 노래를 틀고 춤이라도 출 것마냥 기운차게 일어나놓고 손만 까딱거리는 모습도 마냥 우습고 귀엽다.
더 좋은 말들을 서율이에게 전해주고싶다.
다음엔 어려움을 털어내고 더 솔직한 말들을 적어 보도록 할게.
오늘은 참 어렵게 한글자 한글자 적어 내렸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