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주고 복지가 좋은 회사? 정말 그럴까?
구직을 하던 때 한동안 입에 달고 살던 말이 있었습니다.
좋은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
어느 날 아무도 되묻지 않았던 이 말에 질문을 던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예요?" 순간 말문이 막히더군요. 성취감, 워라밸, 복지 같은 걸 이야기했던 것 같습니다. 황급히 얼버무리고 이야기를 마무리했습니다. 막연하게 한 회사에서 만족하며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어떤 회사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회사인지 깊이 있게 생각해보지 않았더라구요.
내게 좋은 회사가 다른 사람에게는 최악의 회사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최고의 회사가 내게는 절대 다니고 싶지 않은 회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이 조직문화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회사가 원하는 유능한 인재, 채용하고 싶은 인재도 역시 조직문화에 따라 정의하는 바가 다를 수 있습니다. 구직자와 회사의 문화적 핏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브랜딩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조직문화와 브랜딩의 방향성을 잡아주고 정의 내려주는데 필요한 것이 리더의 의지, 회사의 핵심가치, 핵심 철학입니다. 현재까지의 경험으로 미뤄보아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안 된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게 좋은 회사의 우선적 조건은 조직문화와 브랜딩의 중요성을 알고 핵심가치와 철학을 고민하고 행동하는 리더가 있는 회사라고 할 수 있겠네요 : )
지사장님이 한국지사에 처음 부임하던 그날,
첫 출근한 지사장님을 붙잡고 현 회사의 문화적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서 보고를 드렸고 그날 결국 저와 함께 야근을 하셨죠. 다행스럽게도 소통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리더였고 단순히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전 직원 일대일 면담을 시작... 함께 행동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조직문화라는 것이 사장과 HR만 움직인다고 개선되는 것은 아니죠.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의 먼저냐의 문제이겠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 구성원의 변화보다는 회사의 실행력이 한 발짝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의지와는 별개로 인사담당자로써 저의 가치와 목표는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것입니다. 좀 더 과장되게 말해서 로또 1등에 당첨되더라도 일하고 싶은 회사를요. 의무적으로 출근하고 아무 가치도 느끼지 못하는 일을 하면서 퇴근시간만 기다리고 싶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좋든 싫든 우리는 인생의 반 이상을 직장에서 보냅니다. 단순히 소득을 얻는 것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어야 우리는 성취감을 얻고 계속 일하고 싶은 동력이 생길 것입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주고 복지가 좋아도 사람을 피폐해지게 할 만큼 힘들게만 일하고 성취감과 동력이 없는데 버틸 사람이 많지 않을 거예요.
세상의 변화만큼 HR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어떻게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토스, 우아한 형제들 등 여러 기업들이 먼저 그 고민의 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업의 가치와 철학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했기 때문에 성공의 사례들이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그들의 방식을 따라 하는 것으로는 양질의 문화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현 조직에 맞는 제도와 문화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직문화 통찰이라는 책을 보다 보니 재미있는 비유가 있었습니다.
애플의 맥북 컴퓨터를 샀습니다. 완전 다른 세상이더군요. 주로 인터넷을 활용하기에 화면으로 보이는 그림은 비슷하지만 그 안의 동작 원리는 달랐습니다. 데스크톱 화면을 구성하는 가정도 다르고 작업 창을 여닫고 정렬하는 방식이 서로 다른 데다 컴퓨터 조작을 하기 위한 손가락 움직임도 달라졌습니다.
출처 : 조직문화 통찰 / 김성준 지음 / 클라우드나인
'조직문화는 곧 운영체제다'라고 비유한 것인데 예를 들어 우리는 윈도 운영체제가 더 맞는 조직인데 애플이 좋다고 하니 억지로 맥북을 쓰면 안되는 것처럼 우리만의 운영체제+가치, 철학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 그럼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우리에게 맞는 조직문화는 어떻게 찾고 어떤 브랜딩을 진행해야 할까요? 저도 바로 답을 말씀드리고 싶은데 아직 답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답을 찾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 조직문화 매거진의 끝마침을 적을 때쯤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