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나는 초가집에서 살았다. 아마 내 나이에 초가집에서 살았던 사람은 흔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마을 모습과 추억들을 마음속에 항상 간직하며 살아왔다.
몇 년 전에 우연히 스토리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이야기를 만들고 글로 기록하는 일에 관심 갖게 되었다. 그리고 제주의 문화를 글로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제주 초가집에는 안거리와 밧거리의 구조, 화장실인 통시에서 거름을 활용한 방법, 식게와 문전상 등 다른 지방과는 차별된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는 제주 사람이 등장하고, 서로 간에 갈등이 있었다. 그 갈등은 사건을 낳고 결국에는 해결을 한다. 초가집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이 연극 같았다.
그래서 <제주 초가집>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었다. 초가집 돌담, 고팡, 안거리 밧거리 등은 제주의 신화, 전설,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결과물이었다.
결국 나는 초가집에 살았던 우리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를 <제주 초가문화>라고 정의했다.
<제주 초가문화>를 문학 장르인 희곡으로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운 좋게도 "제주청년 아트콜렉티브 <이아로(路)>" 상주 작가로 선정이 되었다. 상상만 했던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현재 스튜디오 5 작업실에서 상주하여 희곡작업을 하고 있다)
청년이라는 끝자락에 있는 나이지만, 올 한해 한없이 작업할 수 있었다. 제주 초가문화 중 <식게>에 관한 이야기를 수집했다. 그리고 희곡 2편을 창작하였다.
제주초가문화 매거진은 희곡이 창작될 수 있었던 밑거름, 어르신들을 만나 구술한 녹취본을 토대로 내 생각을 정리하였다. 제주 어르신들의 이야기는 나에겐 값진 보물이며 그들의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