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서출판 다른 May 26. 2022

강력한 동기가 되는 보상, '감정'

성공하는 미스터리 창작법



  최근 흥미로운 글을 읽었다. 내용인즉슨, 우리가 무언가를 바랄 때는 실제로 그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보다 대상이나 목표에 수반되는 감정을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는 주장이었다. 오랫동안 글쓰기를 통해 내가 바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궁금해하고 있던 나로서는 꽤나 흥미로운 주장이었다.


 




 몇 년 전 첫 번째 소설을 쓸 무렵, 모든 신인 작가가 그러하듯이 나 역시 열렬한 소망을 품었다. ‘내 책이 출간되었으면!’ 이 소망의 힘에 이끌려 여러 차례 원고를 수정하는가 하면 수십 편의 질의 편지와 시놉시스, 작품 개요서를 작성하며 부지런히 우체국에 드나들었다. 그 목표에 완전히 정신을 빼앗겨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의문을 마음에 떠올릴 새가 없었다.


 

왜? 왜 내 책이 출간되길 바라는 건데?


 작가가, 그리고 작품 속의 인물들이 추구하는 감정은 때때로 아주 단순하여 스스로는 그 감정을 느끼길 바란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 차분하게 앉아 내가 왜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 곰곰이 분석하기 전까지는 나도 전혀 깨닫지 못했다. 나 자신이 공동체의 일부라는 기분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작가와 독자, 출판사, 글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의 일부가 되고 싶었다. 다시 말해 가족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난 후에야 나는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글쓰기는 그저 일상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착상을 떠올릴 수 있게 해주는 멋진 사람들과 대화하고 어울리는 일이었다. 글쓰기는 재미있었다. 글을 쓰면서 나는 행복했고 어딘가 소속되어 있다는 기분을 누릴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을 작품 속 인물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인물이 바라는 목표 뒤에 숨겨진, 인물이 느끼길 바라는 감정을 깊이 파헤칠 수 있다면, 처음에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더 깊고 풍부하며 솔직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야기에 필요한 사건을 만들어내기 위해 인물이 무언가를 하는(혹은 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할 때에는, 어디에나 적용되는 기본 중의 기본인 ‘그냥 그렇기 때문에’라는 이유에 의지하게 되기가 너무 쉽다. 하지만 이 ‘그렇기 때문에’라는 이유를 좀 더 깊이 파고들 수만 있다면 이야기는 한결 풍부해진다.


 소설에 등장하는 탐정과 악당, 그리고 범죄의 희생자가 될 인물은 흔히 서로의 가장 깊은 곳에 숨겨진 감정을 거울처럼 비추어낸다. 이 세 인물은 ‘정의 실현’ 같은 목표를 공유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추구하는 행동 뒤에 숨은 감정은 서로 아주 다를 것이다.






실전 연습


1단계

 세 가지 목록을 작성하라. 하나는 주인공 혹은 탐정을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악당, 나머지 하나는 주요 희생자를 위한 것이다. 그런 다음 세 인물이 각각 이야기 안에서 달성해야 할 주요 목표를 설정하라.



2단계

 이제 감정에 대한 것이다. 인물 각각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다음 물음에 답해 보자.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인물들은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


인물이 지금 그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물은 자신이 바라는 그 감정을 전에 느껴본 적이 있는가?

인물이 그 특정한 감정을 느끼길 바라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 감정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3단계

 마지막으로 주요 목표에 더해 그 인물이 바랄 법한 사람과 장소, 물건, 욕망을 생각해내어 목록으로 작성해보자. 각각의 목표에 따른 감정을 구분하자.





 인물이 목표를 성취하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이 처음 목표로 삼았던 감정과 달라질 때 이야기는 한층 흥미로워진다. 새롭고 전혀 예상치 못한 감정에 대한 인물의 반응을 그리는 작업을 통해, ‘말하지 말고 보여주기’ 원칙을 구현하는 솜씨를 한층 예리하게 갈고닦을 수 있을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