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미스터리 창작법
최근 흥미로운 글을 읽었다. 내용인즉슨, 우리가 무언가를 바랄 때는 실제로 그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보다 대상이나 목표에 수반되는 감정을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는 주장이었다. 오랫동안 글쓰기를 통해 내가 바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궁금해하고 있던 나로서는 꽤나 흥미로운 주장이었다.
몇 년 전 첫 번째 소설을 쓸 무렵, 모든 신인 작가가 그러하듯이 나 역시 열렬한 소망을 품었다. ‘내 책이 출간되었으면!’ 이 소망의 힘에 이끌려 여러 차례 원고를 수정하는가 하면 수십 편의 질의 편지와 시놉시스, 작품 개요서를 작성하며 부지런히 우체국에 드나들었다. 그 목표에 완전히 정신을 빼앗겨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의문을 마음에 떠올릴 새가 없었다.
왜? 왜 내 책이 출간되길 바라는 건데?
작가가, 그리고 작품 속의 인물들이 추구하는 감정은 때때로 아주 단순하여 스스로는 그 감정을 느끼길 바란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 차분하게 앉아 내가 왜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 곰곰이 분석하기 전까지는 나도 전혀 깨닫지 못했다. 나 자신이 공동체의 일부라는 기분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작가와 독자, 출판사, 글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의 일부가 되고 싶었다. 다시 말해 가족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난 후에야 나는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글쓰기는 그저 일상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착상을 떠올릴 수 있게 해주는 멋진 사람들과 대화하고 어울리는 일이었다. 글쓰기는 재미있었다. 글을 쓰면서 나는 행복했고 어딘가 소속되어 있다는 기분을 누릴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을 작품 속 인물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인물이 바라는 목표 뒤에 숨겨진, 인물이 느끼길 바라는 감정을 깊이 파헤칠 수 있다면, 처음에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더 깊고 풍부하며 솔직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야기에 필요한 사건을 만들어내기 위해 인물이 무언가를 하는(혹은 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할 때에는, 어디에나 적용되는 기본 중의 기본인 ‘그냥 그렇기 때문에’라는 이유에 의지하게 되기가 너무 쉽다. 하지만 이 ‘그렇기 때문에’라는 이유를 좀 더 깊이 파고들 수만 있다면 이야기는 한결 풍부해진다.
소설에 등장하는 탐정과 악당, 그리고 범죄의 희생자가 될 인물은 흔히 서로의 가장 깊은 곳에 숨겨진 감정을 거울처럼 비추어낸다. 이 세 인물은 ‘정의 실현’ 같은 목표를 공유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추구하는 행동 뒤에 숨은 감정은 서로 아주 다를 것이다.
실전 연습
1단계
세 가지 목록을 작성하라. 하나는 주인공 혹은 탐정을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악당, 나머지 하나는 주요 희생자를 위한 것이다. 그런 다음 세 인물이 각각 이야기 안에서 달성해야 할 주요 목표를 설정하라.
2단계
이제 감정에 대한 것이다. 인물 각각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다음 물음에 답해 보자.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인물들은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
인물이 지금 그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물은 자신이 바라는 그 감정을 전에 느껴본 적이 있는가?
인물이 그 특정한 감정을 느끼길 바라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 감정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3단계
마지막으로 주요 목표에 더해 그 인물이 바랄 법한 사람과 장소, 물건, 욕망을 생각해내어 목록으로 작성해보자. 각각의 목표에 따른 감정을 구분하자.
인물이 목표를 성취하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이 처음 목표로 삼았던 감정과 달라질 때 이야기는 한층 흥미로워진다. 새롭고 전혀 예상치 못한 감정에 대한 인물의 반응을 그리는 작업을 통해, ‘말하지 말고 보여주기’ 원칙을 구현하는 솜씨를 한층 예리하게 갈고닦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