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서출판 다른 May 25. 2022

아름다운 악역을 만드는 방법

성공하는 미스터리 창작법


 모든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악당 중 가장 무시무시하면서도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인간적인 면모를 선보이며 독자의 마음에 호소하는 무언가를 지닌 인물이다. 이들은 악당이지만 독자가, 특히 우울한 날이면 남몰래 마음속으로 응원을 보낼 법한(자신이 악당을 응원한다는 사실에 경악하면서도) 인물이다.


영화 역사상 최고의 악역이라 불리는 영화 <양들의 침묵> '한니발'의 모습.


 이들은 모두 독자들이 마음을 빼앗길 수밖에 없는 악당들이다. 독자들이 이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작가가 이런 악당을 어둠 속에 내버려두는 대신 이들의 동기를 한층 깊이 이해하기 위해 그 그림자 속으로 대담하게 발을 들여놓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반드시 어둠 속으로 기꺼이 발을 들여놓을 수 있어야 한다.






악당에게 감정을 이입하라

 악당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라. 악당이 처한 상황에 감정을 이입하라. 악당처럼 생각하고 악당이 믿는 것을 믿을 때 세상이 어떻게 보일지 상상해보라.


도끼 살인마가 나이 든 할머니들을 도끼로 난도질해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은행 강도는 어떤 변명으로 다른 사람의 돈을 훔치는 행위를 정당화하는가?


 최고의 악당은 자신이 저지르는 악행에 나름의 이유를 지닌 악당이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그들의 악행을 힐책할 수 있는가?






악당의 어머니가 되어보라


 너무 뻔하고 단순한 사실일지도 모르지만 모든 인물에게는 그들을 낳아준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어머니는 아무리 극악무도한 자식이라도 그들을 여전히 사랑하며 결국에는 자식이 개과천선할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는 사람들이다.


후크 선장의 어머니는 아들이 사악한 길로 빠지게 된 이유를 피터팬이 그 팔을 잘라버린 탓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사진은 영화 <피터팬> 속 '후크 선장'.


 어머니들은 자식들의 가장 악랄한 소행에서도 어떻게든 옳은 구석을 찾아낼 수 있다. 작가는 바로 그 어머니가 된 기분으로 악당에게서 옳은 구석을 찾아보아야 한다. 그러면 악당을 인간답게 표현하기에 충분할 만큼 그에 대해 공감과 연민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악당의 인생은 단순하지 않다


 악당의 인생을 너무 단순하게 만들지 말라. 악당에게 결점이나 약점, 상처받기 쉬운 면이 있다면 아무리 극악무도한 악당이라 해도 독자에게 조금은 괜찮은 사람으로 다가갈 수 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엔 완전한 영웅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양들의 침묵> 속 한니발은 클라리스 스탈링에게 보이는 호감과 자신을 괴롭히는 프레더릭 칠튼 박사의 존재 덕분에 거의 영웅에 가깝게 그려진다.


 악당의 인생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리고 악당은 악당 없이 탄생하지 않는다. 이 사실을 명심한다면 우리의 악당은 그리 악해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매력적인 악역을 만드는 방법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