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미스터리 창작법
소설 작법 강의에서 나는 미끼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독자를 사정없이 끌어당겨 이야기의 토끼 굴 속으로 떨어뜨릴 만한 미끼 말이다. 강의가 끝나면 학생들은 나를 쳐다보다가 대개 다음 두 가지로 정리되는 단순한 질문을 던진다.
첫 번째 질문은 이러하다.
지금 작업하는 제 원고 도입부의 어디가 잘못된 건가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만 한다. 학생들의 원고를 읽고 나 자신의 소설을 쓰는 동안 나는 미스터리 소설의 도입부에 대부분 다음 세 가지의 큰 문제가 존재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첫째, 아무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다.
둘째, 사건이 충분히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
셋째, 사건이 잘못된 순서로 일어난다.
소설을 망가뜨리는 것은 대개 “사건은 이야기의 중반에서 일어나야 한다.” 혹은 “내 소설은 미스터리지 액션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작가의 신념이다.
이런 생각 자체가 오산이다. 모든 책에는 그 첫 쪽에서 이야기를 앞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사건이 필요하다. 그 사건이 외부에서 일어나든 인물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든 상관없다. 아무런 풍파 없이 터벅터벅 진행되는 서두를 읽을 때면 나는 거의 예외 없이 책을 덮어버리고 줄지어 나를 기다리고 있는 다른 책을 집어 든다.
뛰어난 도입부를 쓸 수 있는 요령이 하나뿐인 것은 아니며, 여기에는 수많은 방법이 존재한다. 작가의 목소리가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속도감이 있어야 한다. 주인공 혹은 이야기의 주요 인물을 흥미로우면서도 날카롭게 표현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고작 몇백 단어 안에 해치워야 한다. 어느 누구도 소설을 쓰는 일이 쉽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뛰어난 도입부를 쓸 수 있는 한 가지 쉬운 요령이 있다.
범죄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 범죄가 일으킨 결과에 대해 생각하라.
미스터리 장르는 본질적으로 범죄와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다룬다. 그리고 그중 수많은 원고의 약점은 오직 범죄에 대해서만 다루며 그것이 초래한 결과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넘어간다는 점이다.
누가 그 범죄로 인해 피해를 입었는가? 그 끔찍한 사건을 겪은 후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는 어떤 상처가 남았는가?
너무나 빈번하게 작가들은 범죄 해결 과정으로 서둘러 뛰어들고 싶어 한다. 어서 시체를 보여주고 범죄를 수사하는 경찰을 소개하고 사건의 해결을 향해 줄거리를 밀어붙이고 싶어 한다. 나는 미스터리 소설의 도입부가 이보다 훨씬 교묘하게 짜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책장에 나오지 않는 일에 대해 더 많이 다룰 수 있다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