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면서
사진에 담아둔 장면들이 있다.
거리에서 공연하는 사람들,
그림 그리는 사람들,
예쁜 포스터를 구경하는 아이,
아빠 목마를 탄 아이,
숨바꼭질을 하는 언니와 동생,
센강의 배 위에서 구경하는
나에게 손을 흔든 또래의 친구들,
이름 모를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
일상을 살 때 '바쁘다'는 이유로 지나치는 게 얼마나 많은지 떠올리게 된다.
어쩌면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며 얻게되는 것은
'달라진 외부의 풍경' 뿐만 아니라,
'달라진 나의 마음'과 '세상을 바라보는 느긋함'과 같은 내적인 요소도 큰 게 아닐까.
익숙한 도시에서는 늘 가던 곳으로 발길을 옮기고,
늘 가는 마트, 가는 공간, 가는 회사, 가는 카페나 동네 등을 가며
내 마음도 그 틀에 굳어지기 쉬운데 (마치 거푸집에 들어간 물질처럼)
여행을 떠나보면
새로운 풍경을 보고, 평소 시선을 두지 않는 것들에
잠깐씩 시선을 머물게하고 천천히 여유롭게 걸으며
몰랐던 크고 작은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세상 곳곳을 여행하며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풍경을 보고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는 건
소중한 경험이다.
꼬마는 한참 동안
신중하게 선물을 고르는 사람처럼
예쁜 엽서들을 바라봤다.
언니는 '나 찾아봐라~'라는 동생을 향해
웃어보인다.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있는 센강의 밤은 빛났다.
빛나는 센강을 배경으로
네 명의 사람들이 우리가 탄 배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나도 그 사람들에게 인사했다.
프랑스어로 했던가
영어로 했던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그날의 기억은 아마 내 일기장에 남아있겠지.
유럽의 거리에서
노래부르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CD를 만들어서 노트르담 대성당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
여행을 떠나보면
벤치에서 한가롭게 누워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렇게 좋아보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