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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별아star a Aug 06. 2019

여행의 의미-오줌싸개 동상이 있는 그곳, 브뤼셀 여행

-분명히 다른 유럽 국가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그곳, 브뤼셀


색다른 느낌을 주는, 브뤼셀. 흥미진진했던 벨기에 브뤼셀 꼭 가봐야 할 곳들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 그리고 오줌싸개 동상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은 그 이름도 유명한 '오줌싸개 동상'이 있는 곳이다.

"브뤼셀에 가게 되면 정말로 오줌싸개 동상 밖에 안보일까? 다른 것들도 흥미롭고, 재밌겠지?"라고 생각하고 도착한 곳, 브뤼셀.

브뤼셀 여행, 벨기에의 수도이자 정치, 경제, 문화, 학문의 중심지인 곳이었지만, 돌아보니 정말로 '오줌싸개 동상' 이 최고의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실제로는 아주 작은 청동상, 그리고 복제본 '오줌싸개 소년 동상'

오줌싸개 소년은 벨기에의 가장 유명하고 아름다운 광장인 '그랑플라스 광장'에서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다. 광장으로 오고 가는 길목 중 하나의 길을 따라 고작 몇 걸음을 걷다 보면, 이 오줌싸개 동상이 나타난다. 길목의 한 귀퉁이에 서 있는 이 동상은,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져 매우 보기 쉽게 되어있다. 아마 동상의 크기가 생각보다 매우 작기 때문에, 누구든 편안하게 동상을 마주 보고 감상할 수 있다.

 

실제 이 동상은 60cm로, 심지어 우리가 볼 수 있는 오줌싸개 동상은 '복사본'이다. 1619년에 만들어진 동상이 원본이며, 이후 1965년도에 지금의 복제본이 제작되어 지금 그 자리에 놓이게 되었고, 원 작품은 브뤼셀 시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오줌싸개 동상의 제작 배경은 14세기의 유명한 벨기에의 전설 같은 일화를 담고 있다. 14세기의 프라방드 제후의 왕자가 오줌을 누어 적군을 모욕했다는 설이 오줌싸개 동상의 유래로 가장 유력하다.


작은 골목 귀퉁이에 자리 잡고 있던 동상, 그리고 둘러싸여 맥주를 마시는 시민들

안 그래도 작은 골목 안, 넓지 않은 길목을 가득 채우고 움직일 생각이 없는 사람들, 딱히 관광객들도 아니었다. 브뤼셀 시민들은 동상 앞 작은 공간, 동상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치면, 기껏해야 20평 정도 될듯한 곳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잡담을 하며, 모임을 하며, 각자 손에는 맥주와 와인을 들고. 오줌싸개 동상 앞은 그들의 약속 장소이자, 시민들의 안식처와 같은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오줌싸개 동상은 내가 방문한 날에는 흰색의 모자와 빨간색이 들어간 망토를 입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얼핏 보기에도 어느 나라의 전통 의상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줌싸개 동상은 매일 이렇게 외교적인, 그리고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세계 각국으로부터 보내져 온 옷을 입혀 놓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한복 입은 동상의 모습

작은 청동상은, 검은빛으로 실제로는 아쉬울 만큼의 형상이었지만, 매우 독특하고, 무엇보다 며칠 머무른 브뤼셀과 어울렸다. 동상 앞 시민들, 그들과도 어울렸다.





조금 떨어진 곳에 오줌싸개 소년 말고, '오줌싸개 소녀 동상'


오줌싸개 소년으로는 아쉬울 뻔했는데, 오줌싸개 소녀 동상이 있다 하여 발걸음을 옮겨본다. 5분 정도 걸으니 더 깊숙한 골목 안,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나타나고 그 앞에 오줌싸개 소녀가 눈에 띈다. 오줌싸개 소년과 다르게 철장이 처져 있는 오줌싸개 소녀, 오줌싸개 소년과는 달리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놓여 있다. 크기 역시 작고, 눈높이에 맞춰져 있는 작은 검은 청동상.


소녀는 서 있는 포즈의 오줌싸개 소년 동상과 달리, 앉아 있는 포즈로 있다. 그래서 전체적인 모습보다는 앞으로 내밀어져 있는 듯한 얼굴이 눈에 띈다. 쭈그려 앉아있는 모습이 단번에는 약간의 거부감이 든다. 보지 않아도 될 것을 본다는 그런 거부감?


그러고 보니, 오줌싸개 동상들이 주는 이미지는 그리 유쾌하지 않은 소재 들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동상의 크기, 그리고 소년, 소녀. 그래서 귀엽게 보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벨기에의 자랑, 그랑 플라스 광장




브뤼셀에서 가장 좋았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광장이다. '그랑 플라스'. Grand Place라는 뜻의 이 광장은 실제로는 동서로 110m, 남북으로 70m로 그 이름만큼 웅장하고 거대한 크기는 아니지만, 그 이름을 가질 만큼, 아름답고 특별하다. 브뤼셀의 중심부에 위치한 광장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있어 광장과, 광장을 구성하고 있는 건물들은 모두 문화재이기도 하다.



머무는 숙소가 그랑플라스 광장의 바로 옆이어서 시간에 따라 변모하는 광장의 모습을 다 담을 수 있었는데, 햇빛이 강할 때, 빛을 받는 건물들의 모습부터, 해가 뜨고 질 때의 광장의 모습, 그리고 이른 아침 고요한 광장부터 장터 꽃시장이 열리는 시간의 광장, 밤의 온도를 닮아 푸른빛으로 물드는 광장의 모습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가지고 싶은 광장이었다.




이곳은 레 미 제라블의 원작자이자 프랑스의 낭만파 시인이자 소설가 빅토로 위고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극찬을 했던 곳인데, 과연 그의 말처럼 광장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하고 매혹적인 감각을 가진다.

아마도 광장의 크기와 건물들의 높이, 그리고 건물들의 조화가 비현실적이라 할 만큼 완벽한 것이 아니었을까? 과하지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게 평안함과 만족감을 채워 주는.



가끔씩은 그런 생각을 해본다. 완벽한 것은,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혹은 단기간에 또는 한 사람이 해낼 수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면, 신만이 할 수 있다고.


이 광장은 어떻게 완벽할 수 있었을까?  

15세기에 건설된 고딕 양식의 건물인 벨기에 시청사는 광장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건물들 중 하나이다. 그리고 16세기에 지워진 '왕의 집'과 '브라반트 공작의 집'은 바로크 양식으로 아름답고 정갈하게 세워져 있다. 이후 17세기 후반의 고딕과 바르크 양식의 건물들이 세워지고, 광장 주변의 '길드(오늘날의 공동조합) 건물들이 세워지면서 공공건물과 사적 건물의 혼재가 이루어져 사회적 의미마저 특별한 그랑플라스 광장.


그랑팔라스 광장의 길드 건물들과, 시청사






유럽 최초의 쇼핑 갤러리 '생 위베르 갤러리'와 먹자골목으로 유명한 '부셰 거리'



여러 개의 건물과 건물 사이를 유리 지붕으로 덮어 만들어 마치 거대한 실내 쇼핑센터를 만들어 놓은 쇼핑 갤러리 '생 위베르 갤러리'. 모든 장르의 재화와 서비스가 이 곳에서 제공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쉽다. 가구 상점부터 기념품 점 까지.


브뤼셀은 '초콜릿'(chocolate)의 왕국이라고 불릴 만큼 초콜릿이 유명하며, 실제로 벨기에에서 생산되는 초콜릿은 1년에 14만 톤 이상이며 벨기에 사람들이 1년에 소비하는 초콜릿은 1인당 약 8kg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초콜릿 생산과 소비의 왕국이다. 한국에도 들어와 있는 유명한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Godiva)'는 1926년에 벨기에에서 설립된 초콜릿 제조회사로 현재는 터키 기업에 매각되었지만, 2018년 기준으로 700여 개의 매장을 100여 개국에 두고 있는 기업으로 초콜릿을 사랑하는 벨기에인들의 전통을 알 수 있다.

한편 이 갤러리의 끝은 브뤼셀 먹자골목으로 유명한 부셰거리로 이어져 쇼핑과 먹을 것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생 미셸 귀뒬 대성당(Cathedrale Sts-Michel et Ste-Gudule)



1226년부터 짓기 시작해 15세기 말에 완공되었다는 성당은 오랜 기간 브뤼셀 시민들의 행복과 건강, 평안을 염원하는 마음이 깃들여진 특별한 곳이다. 건물의 높이는 100m가 넘고 폭은 50m가량으로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도 호화롭고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하다.




벨기에 왕립 미술관



벨기에 왕립 미술관은 2만 여 점의 소묘, 조각, 회화 등을 소장하고 있으며, 작품들은 14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벨기에는 '플랑드르 학파'의 활동지로도 유명하기 때문에, 루벤스, 브뤼헐, 반 데르 바이덴, 반 다이크 등 플랑드르 화파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들이 풍부하게 컬렉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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