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직유 Oct 23. 2024

제가 요가를 왜 하냐면요,

어쩌다 마주친 요가, 이젠 어쩔 수 없이 요가

인생의 공허함을 느끼던 무렵

요가를 만나, 내 삶을 요가로 가득 채웠다.


하루의 시작과 끝에 요가가 자리했고,

흔들리던 몸과 마음이 점차 고요해지고 단단해졌다.

 

요가를 하면 할수록 더 갈망하게 되었다. 더 제대로 배우고 싶고, 깊게 경험하고 싶고, 어떠한 경지에 오르고 싶다는 마음까지 품게 되었다. 그렇게 구체적인 그림도 없이 막연한 이상만 가지며 수련을 했다.


그저 요가가 좋았고 명상이 좋았다.


이전의 삶에서 나는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사람을 만나고, 갖지 못한 것을 얻기 위해 애쓰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나를 내던졌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거나, 물건을 얻거나, 원하는 바를 이루었을 때의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나를 오래도록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못했다.


하지만 요가를 만난 이후, 내 삶이 많이 달라졌다.

아니, 삶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인데, 내가 많이 달라졌다.


요가와 명상을 하고 나면 마음이 고요해졌다. 평화로움과 고요함이야말로 강렬한 만족감이고 행복이었다.

내가 처한 상황과 환경, 주변 사람들의 관계를 변화시키지 않아도, 개선하려 애쓰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행복이었다.


다른 누군가의 도움도 필요치 않은

온전히, 오직 ‘나’만 가지고

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도구였다.


그래서 어떠한 것에도 목메지 않게 되었다. 안달 내는 마음이 들더라도, ‘어차피 내가 안달 낸다고 될 일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안될 일이 될 것도 아닌데 마음 졸여 뭐 하나’ 싶었다.


나에게 행복은 언제든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얻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시간과 장소의 제약도 없었다. 언제 어디에 있던 눈만 감으면, 아니 눈을 감지 않더라도 호흡에만 집중하면 고요함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고요한 환경이 주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우리의 삶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에 완벽한 환경을 찾으려는 마음만 내려놓으면 그만이었다.


성수기에 바쁜 펜션지기의 삶을 살며 30분이 넘게 걸리는 거리를 오가며 요가원을 다니는 건 무리였다. 하지만 선생님 없이 혼자 수련하다 보니 부상과 통증이 거듭되었다. 삶에서 요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요가에 대한 열정이 식어간다고 느낄 무렵 나의 요가인생에 새로운 국면이 펼쳐졌다.


요가를 좋아하는 사람에서 요가를 안내하는 지도자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