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4 어느 취준생의 일기
오후 1시 24분.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업의 결과 발표 창이 바뀌었다.
일반적으로 창이 바뀐 날 5~6시쯤 결과가 나온다고 하니, 아마도 오늘 늦은 오후 즈음에는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마냥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도 더디게 가서, 이 기분을 기록으로라도 남겨보고자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적어본다.
세상에 자신이 보고 나온 면접에 100퍼센트 만족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 또한 당연히 실수도 있었고, '그렇게 말하지 말 걸...'하는 대답도 있었다.
하나씩 복기를 하며 부끄러움과 아쉬움에 몸부림쳤고, 나의 답변과 기억을 미화시키며 좋은 쪽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긍정적 사고의 힘'이라는 것을 당연히 믿지만,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애써 미화시킨 기억이 흐려져 자신감을 잃기도 하고, 제법 야무지게 답변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도로 긍정적인 나로 돌아오기도 한다.
부디 그 중 긍정적인 상상이 들어맞기를 바랄 뿐.
사실 나는 내가 가장 간절히 원하는 것을 거머쥔 적이 거의 없다. 많은 경우에 차선책이 나에게 쥐어졌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때 동아리, 대학교, 인턴하고 싶었던 기업 등이 그러했다.
그래서일까? 신기하게도 이번 하반기를 겪으며 나에게 가장 위로가 되었던 말은
"어차피 가장 가고 싶었던 데는 이미 떨어졌잖아. 마음 편하게 가져."라는 엄마의 한 마디였다.
누가 듣기에는 배려가 없는 말일 수도 있겠다만, 나에게는 최고의 위로이자 격려였다.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렇다.
이미 가장 가지고 싶었던 기회는 놓쳤으니, 이 기회는 나에게 주어지지 않을까?
부디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말 정말 간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