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기다리는 버스가 있나요.
사랑,
사람이라는 글자를 보면 왠지 딱딱하고 경직된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사람 둘이 만나면 말랑해져요. 사랑이라고, 그 발음도 그래요. ‘사람’이라고 말하면 입술이 꽉 닫히지만, ‘사랑’이라고 하면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가듯 입이 열린 채로 떠돌게 돼요.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제 입술을 야무지게 열어 놓는, 목마르게 만드는 존재에 대해서요. 자존심도 버리게 만들고, 나 자신을 희미하게 녹여버리는 그를요. 여기까지 나를 아프고도 슬프게 키워 준 그들에게 바치는 찬사입니다. 너무 아파서 다시는 돌아보지 않으려 해도, 지독히 슬퍼서 다시 태어나도 나는 끝내 사랑하고 말 거예요. 우리에게 남은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사랑뿐이니까요.
은하와 지훈은 만나서 어떤 얘길 나눴을까요.
궁금해집니다. 재미있는 사람 얘기, 그중에 제일 재밌는 사랑 얘기 다음 단편에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아직 은하는 이 세계에 존재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