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우산

다시 만난 비 오는 날

by Shine K

몇 달이 흘렀다. 이수는 도현이 부산으로 떠난 뒤에도 꾸준히 자신의 일상을 이어갔다. 비 오는 날마다 창밖을 보며 도현과의 약속을 떠올렸고, 그리움은 그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어느 날 아침, 그녀는 도현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

“이수 씨, 이번 주 서울에 갑니다. 오랜만에 비 오는 날 당신과 함께 걸을 수 있겠네요.”


그 메시지를 보는 순간, 그녀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다시 만날 날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약속 당일, 하늘은 흐렸고 이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수는 우산을 챙기며 약속 장소로 향했다. 거리의 빗소리는 그녀의 설렘을 더 짙게 만들었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선 이수는 창가에 앉아 있는 도현을 발견했다. 그는 그녀를 보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왔네요, 이수 씨.”


이수는 천천히 다가가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동안 떨어져 지냈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그의 모습은 여전히 익숙했다.

“오랜만이에요, 도현 씨.”


두 사람은 마주 앉아 오랜만의 안부를 나눴다.

“부산에서는 어땠어요?” 이수가 물었다.


도현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쉽진 않았지만, 매번 당신과 나눴던 대화와 비 오는 날의 약속이 저를 버티게 해줬어요. 이수 씨는요?”


“저도 괜찮았어요. 하지만 가끔 비 오는 날엔 당신이 더 보고 싶었어요.”


도현은 그녀의 말을 듣고 잠시 말을 잃었다가, 조용히 고백했다.

“저도 그랬어요. 그래서 오늘 이렇게 당신을 다시 만나게 돼서… 너무 좋아요.”


카페를 나설 때,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도현은 우산을 펼쳐 이수를 그의 곁으로 불렀다. 우산 아래 좁은 공간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가까이 느꼈다.


조용히 걸으며, 도현은 이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수 씨, 우리가 비 오는 날마다 이렇게 함께할 수 있을까요? 아니,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요.”


이수는 그의 말에 살짝 미소 지었다.

“그럼요. 이제 어떤 날씨든 도현 씨와 함께할게요.”


도현은 우산을 잠시 접어 들고, 이수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섰다. 그의 눈빛에는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진심과 떨림이 가득했다.

“이수 씨… 당신이 저를 기다려줘서, 제 곁에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요.”


그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고, 이수도 그의 눈빛을 피하지 않았다. 빗방울이 두 사람의 어깨를 적시는 순간, 도현은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잡고 이마를 맞댔다.


“우리… 이제 비 오는 날만 기다리지 말아요.”


그리고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빗소리가 잔잔히 두 사람을 감싸는 가운데, 이수는 눈을 감으며 그의 마음을 받아들였다.


그날 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속에는 더 이상 비 오는 날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닌, 모든 날을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다음 에피소드 예고: “맑은 날의 시작”

비 오는 날의 기억을 넘어, 두 사람은 맑은 날을 함께하며 더 단단해진 관계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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