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함께 찾아온 불안
이른 아침부터 빗소리가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평소라면 비 오는 날을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했을 이수였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전날 도현에게서 온 짧은 메시지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일 비가 오면 이야기할 게 있어요. 꼭 봅시다.”
도현의 말투는 평소와 달랐다. 밝고 유쾌한 대신, 어딘가 무거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수는 약속 장소로 향하며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카페에 도착했을 때, 도현은 창가에 앉아 있었다. 그는 손에 커피잔을 들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수가 다가가자 그는 고개를 돌리며 작게 미소 지었다.
“왔네요, 이수 씨.”
이수는 그의 앞에 앉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도현 씨, 오늘 무슨 일이에요? 메시지가 평소랑 달라서 조금 걱정했어요.”
도현은 잠시 머뭇거리다 커피잔을 내려놓고 천천히 말을 꺼냈다.
“사실 요즘 고민이 많았어요. 그리고 오늘은 그걸 이수 씨와 나누고 싶어서요.”
그의 진지한 말투에 이수는 잠시 말을 잃었다. 도현은 창밖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이수 씨, 제가 지금 진행 중인 복원 프로젝트가 막바지에 다다랐어요. 그런데 동시에 새로운 제안이 들어왔어요. 더 큰 프로젝트인데, 위치가 서울이 아니에요.”
이수는 그의 말을 듣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서울이 아니면… 어디로 가게 되는 건데요?”
도현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부산이에요. 1년 정도는 그곳에서 머물러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그걸 받아들이는 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이수 씨와의 관계가 이제 막 시작됐는데, 제가 그 선택을 하면 당신에게 상처를 주는 게 아닐까 걱정돼요.”
이수는 그의 말을 들으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도현이 느끼는 고민과 무게를 이해하면서도, 그의 부재를 견딜 자신이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스며들었다.
“도현 씨…” 이수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는 도현 씨가 어떤 선택을 하든 지지할 거예요. 하지만 한 가지는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우리 관계는 도현 씨가 어디에 있든 변하지 않을 거예요. 그걸 믿어요.”
도현은 그녀의 말을 듣고 잠시 고개를 숙였다가, 그녀를 바라보며 작게 미소 지었다.
“이수 씨, 그렇게 말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사실 이 선택이 두려웠는데, 당신이 곁에 있어준다면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비가 점점 거세졌다. 두 사람은 창밖을 바라보며 한참 동안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 카페를 나설 때, 도현은 이수의 우산을 받아 들고 그녀를 보호하듯 우산을 들어주었다.
“이수 씨, 제가 부산으로 가게 되더라도, 비 오는 날마다 당신을 떠올릴게요. 그리고 우리가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할게요.”
이수는 그의 말에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약속해요. 비 오는 날마다 서로를 떠올리기로요.”
그날, 비는 두 사람에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별이 아니라 서로를 믿고 기다릴 수 있는 약속의 시간이었다.
다음 에피소드 예고: “비가 그친 후의 계획”
도현의 결정 이후, 이수는 그와의 약속을 지키며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두 사람의 관계는 더 깊고 단단해지며 새로운 도전에 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