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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우산

비 오는 날의 서약

by Shine K Mar 02. 2025


한여름의 장맛비가 내리던 오후, 이수는 도현의 전화를 받았다.

“오늘 비가 참 많이 오네요. 우리, 저녁에 만날까요?”

그의 목소리에는 언제나처럼 따뜻함이 묻어 있었지만, 오늘은 어딘가 더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


이수는 약속 장소인 도심의 작은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빗소리가 도시를 채우는 동안, 그녀의 마음은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레스토랑에 도착하자, 도현이 이미 창가 자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창문 밖으로 비가 내리는 풍경은 그날의 분위기를 더 특별하게 만들었다.


“왔네요, 이수 씨.” 도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맞이했다. 그의 눈빛은 평소보다도 더 깊고 진지했다.


“오늘은 분위기가 정말 좋네요.” 이수는 자리에 앉으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요.” 도현이 대답하며 와인잔을 그녀에게 건넸다.


저녁 내내 두 사람은 서로의 일상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도현은 부산에서의 마지막 프로젝트를 마치고 이제 서울로 돌아왔음을 알렸다.

“이제 더 이상 떨어져 지낼 일이 없을 거예요. 앞으로는 매일 당신 곁에 있을 수 있어요.”


이수는 그의 말을 들으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정말요? 도현 씨, 이제 우리 비 오는 날만 기다릴 필요가 없겠네요.”


도현은 그녀의 손을 잡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수 씨, 비 오는 날이든 맑은 날이든, 저는 이제 당신과 모든 순간을 함께하고 싶어요. 그래서…”


그는 조심스럽게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상자 속에는 심플하지만 아름다운 반지가 담겨 있었다.


“이수 씨, 제가 당신 곁에 있어도 될까요? 매일 아침 당신을 깨우고, 매일 밤 당신과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어요. 우리 함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이수는 그의 손끝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마주했다. 그의 진심이 담긴 말에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눈물이 그녀의 뺨을 따라 흘러내렸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도현 씨… 네, 함께해요. 당신이 있는 곳이 제 삶의 중심이 될 거예요.”


도현은 그녀의 대답에 안도하며 반지를 그녀의 손가락에 끼웠다.

“이수 씨, 이제부터는 어떤 날씨든, 어떤 계절이든 우리 함께 만들어요. 당신은 제게 최고의 선물이에요.”


이수는 그의 말을 들으며 그를 끌어안았다. 그의 온기가 그녀를 감싸며 비로소 모든 게 완벽해졌다.


레스토랑을 나온 두 사람은 한 우산 아래에서 나란히 걸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지만, 그들의 마음은 비보다 더 따뜻했다. 도현은 우산을 그녀 쪽으로 기울이며 속삭였다.

“이수 씨, 비 오는 날에 이렇게 당신과 평생을 약속하게 될 줄 몰랐어요. 당신은 제 인생의 기적이에요.”


이수는 그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대답했다.

“그리고 당신은 제 전부예요, 도현 씨.”


그날 밤, 빗소리는 두 사람의 새로운 시작을 축복하는 음악이 되었다. 비 오는 날의 우산 아래에서 시작된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영원히 이어질 사랑의 서약으로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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