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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피커 안작가 Feb 27. 2024

자장면도 먹지 못하고 친구집에서 울면서 나온 이유

세상에 나쁜 아이는 없다


자장면 주문하기 위해 친구엄마한테 전화했다가 울면서 나온 이유


친구 집에서 놀던 중 배가 고파서

뭘 먹을까 고민하던 중 자장면을 시켜 먹기로 했어요.


우린 돈이 없었기에 친구엄마(집주인)한테 전화해서 자장면 시켜 먹어도 되는지 여쭤보기로 했죠.

(이때는 배민이런 게 없었어요. 전화 주문시대…)


다른 친구들은 TV를 보고 있었고

집주인 친구와 제가 대표로 전화를 하러 갔어요.


자장면 먹어도 되냐는 질문에

친구엄마는 흔쾌히 허락해 주셨어요.


전화를 끊고 기분 좋게 자장면을 주문하려고 하려던

순간, 친구 엄마는 집에 누구누구 왔는지 물어봤어요.


친구는 누구 왔고 누구 왔고 누구왔고를 이야기하다가

잠깐 저를 쳐다보곤 망설이다가

다른 친구들 소개할 때랑은 다르게

마지못해 제 이름을 말해줬어요.


그러자 수화기 너머로

“엄마가 그런 XX랑 놀지 말라고 했제?“라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친구는 ”병조 그런 애 아니다 “라고 했지만

저는 이미 멘탈이 붕개진 상태였어요.


“X발, 안 먹는다. 너나 많이 X 먹어라”라고 말하며

친구집을 뛰쳐나왔어요.


나오자마자 눈물이 쏟아지더라고요.

욕을 먹어서 기분 나빠서 눈물이 났을까요?


아니요. 그랬다면 그나마(?) 인정할 수 있었을 거예요.


저를 진짜 눈물 나게 한 이유는

저렇게 말한 아줌마가 우리 엄마랑 같은 모임을 하던

사람이었기 때문이에요.


‘우리 엄마 앞에서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우리 엄마는 저런 수모(?)를 당하면서도

왜 나한테 뭐라고 하지 않았을까ㅠㅠ

그게 너무 죄송스러워서 눈물이 났어요.


사실 중학생 때 엄마가 나에게 딱 한 번

“병조야, 저런 애들이랑 놀지 않았으면 해”라고

말씀하셨던 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엄마, 저런 애들이 어떤 애들인데요?

저런 애들 엄마는 저 같은 애랑 놀지 말라고 할걸요?

엄마마저 우리를 그냥 나쁜 사람으로 취급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해요?”라고 말했더니

엄마는 “알겠다”라고 말씀하시곤

그 뒤로 정말로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으셨어요.


솔직히 노는 무리에 있었지만

저는 노는 게 좋았지, 나쁜 짓을 한 적이 없어요.


그래서 엄마에게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세상은 그렇게 바라봐주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자장면도 먹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짐했어요.


“엄마가 치욕스러움을 느끼는 짓은 절대 하지 말자!”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고 하죠.


나쁜 주인만 있을 뿐.


세상에 처음부터 나쁜 아이는 없어요.


그를 나쁘게 만든 환경과 부모,

끝까지 책임져 줄 것도 아닌

어른들의 띠꺼운 시선이 있을 뿐이에요.


“우리 아이는 원래 착했는데,

친구를 잘 못 만나서…”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마요.


그 아이도 원래 착했을 거예요.


다시 착함을 회복시켜 줄 자신 없다면

섣부른 판단과 지적은 넣어두세요.


내용이 공감되었다면 많은 공유 부탁,

저랑 계속 소통하고 싶다면 저장 후 팔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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