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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키 Jan 12. 2019

자기 앞의 생

사람이 사랑할 사람 없이 살 수 있나요?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두었던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라는 책을 읽었다. 옛날엔 내 생각, 철학, 직관없이 귀납적으로 책을 읽었다면, 요새는 내 생각, 철학, 직관을 바탕으로 마치 확인을 받듯, 연역적으로 책을 읽게 된다.

"이 대가의 생각은 나와 같을까?"


 책의 저자인 로맹 가리는 맨부커상, 노벨문학상과 함께 3대 문학상인 공쿠르 상을 두 번 받은 유일한 작가이다. '에말 아자르'는 그의 가명으로 그가 66세에 자살을 하기 전까지 출판사에서 조차 이 책의 원작자를 찾지 못했다.


 실존에 관련한 글을 쓰면서 우리의 생의 무의미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리고 그 때 내린 나의 직관적 정답은 '사랑'이었다. 인간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과에 이르지는 못하는 존재이다. 그래서 무의미하다. 다만, 나의 존재를 빛내줄 사람이, 사랑이 있다면 한 인간의 삶은 의미로 가득찰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소년 모모는 가장 사랑하는 이를 잃고선 질문한다.

"사람이 사랑할 사람 없이 살 수 있나요?"

그리고 작가는 긴 장편의 소설을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마무리 짓는다.

'사랑해야한다'


 '자기 앞의 생'은 로맹 가리가 61세 때 쓴 책이다. 소설은 삶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해본 사람들의 자화상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그는 그의 일생 끝에 내린 생의 정답을 사랑이라고 본 것이다.

그리고 나는 새삼스럽게 미소지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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