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만큼 강렬한 양념이 있을까
아무리 맛없고 심지어 차갑게 식어버린 세상도 사랑이라는 양념 한 스푼이면 그새 감칠 맛이 난다.
하지만 세상에 다 좋은 것이 있을까
사랑, 감히 더 해보려기엔 너무 무섭다.
그런데 세상에 다 좋은게 없다지만, 다 좋을 필요도 없더라.
사랑에 나를 던지며 고스란히 상처받기엔 아프다. 바보같다. 그래서 마음을 다 주지 않으려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더 바보같았다. 마음을 안 주지도, 다 주지도 못하고 애매하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오만과 편견'에 이런 말이 있었다.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녀가 그를 좋아하는 마음을 모른다고해서 그녀에게 위안이 되지는 않을걸요?"
그렇다. 사람의 감정은 표현되어야 한다. 대신에 자존심을 지키려기보다 자존감을 지키면서.
사랑, 잃은만큼 빨리 잊어진다. 하지만 잃은 것이 자존감이라면 오히려 반대일 것이다. 잃은 것이 자존감이 아닌 자존심일때는 정말이지 잃은만큼 빨리 잊어진다. 즉, 후회가 없다. 말로는 참 쉽지만, 결국 나를 사랑해야 남을 성숙하게 사랑할 수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지 않다면, 자신을 사랑하며 지내면 된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이 소중한 날들에 누군가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또 얄궃은 기대들을 품을 수 있다. 그래서 또 아플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소중히 아껴두어도 낭비되어 버릴 우리의 청춘은 너무 아쉽다.
우리는 꽃이 시들 것을 생각하고 꽃을 사지 않는다. 가을의 한 가운데, 또 속더라도 소중한 악덕을 저지르기 위해 한 번 더 속아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