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
(# 이런 생각, 이런 경험이 있었기에 이런 가사가 나왔겠다...
상상해보며 쓴 이야기(픽션+에세이), 혹은 감정들의 나열입니다.)
화장이 잘 되는 날이 있다.
매번 눈썹그리기는 실패할 때가 많았는데,
그 날은 한 번에 슥슥 눈썹이 잘 그려진 날이었다.
덩달아 자신감도 높아져서, 한껏 멋을 내고, 그 사람을 만나러 간 길이었다.
햇살도 투명하게 반짝거렸고,
평소보다 나를 더 들뜨게 만드는 날이었다.
저 멀리 그 사람이 보였다.
심호흡 한번 하고, 그 사람에게 달려갔다.
약속 시간에 늦은 것 같진 않은데,
왜 인지 그 사람 표정에 그늘이 보였다.
나도 모르게 같은 표정을 따라 짓게 됐다.
그런데 그 사람. 아무런 예고 없이 이런 말을 했다.
‘이제 우리 그만하자’
그 어떤 감정도 느낄 수 없는 목소리였다.
지금 난 악몽을 꾸고 있다 생각했다.
그 사람이 내게 그런 말을 할 리 없으니까.
그렇다면 빨리 이 꿈에서 깨야 하는데......
그 사람은 멍한 내 표정을 깨우려는 듯,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모든 시간이 멈춘 것만 같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그 사람과 헤어질 자신이 없다.
어느 광고에서처럼, 괜찮은 척 웃으며 그 사람을 보내줄 자신이 없다.
단 한 번도 이런 순간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 사람이 없는 하루를 상상해본 적도 없었다.
솔직하게 말해야한다.
나는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너 없이 혼자서 지낼 자신이 없다고.
지금도 이렇게 힘든데,
우리 정말 헤어지고 나면,
나는, 견딜 수가 없을 거라고...
이런 내 간절함을 왜 그 사람은 몰라주는 건지.
나보다도 그 사람을 먼저 생각했던 나를,
누구보다 잘 알면서, 제일 잘 알았으면서,
왜 이토록 나에게 모질게 대하는 건지.
이별 앞에 서 있는 그 사람 눈에,
애써 웃고 있는 내 모습이 비춰졌다.
햇살이 좋았던 그 날,
그 사람은 이별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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