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서서

- 박효신

by Olive

(# 이런 생각, 이런 경험이 있었기에 이런 가사가 나왔겠다...

상상해보며 쓴 이야기(픽션+에세이), 혹은 감정들의 나열입니다.)




그땐 여러모로 상황이 좋질 않았다.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게 아니라,

견뎌낸다는 표현이 적합할 만큼,

아주 잠깐의 여유조차도 없었다.


그래서 그녀의 관심이 부담이었나 보다.


그녀를 만나고 나면,

내가 참, 못된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딱히 잘못 한 것도 없는데,

그녀 앞에서의 나는,

작고, 초라하고, 죄스러웠다.


길을 걷다가

그녀에게 잘 어울릴만한 것이 보여도,

눈 한번 질끈 감고, 지나쳐야 했다.


그 모든 게 사치라 여겨졌던 그 때,

나는 감정의 소모마저 사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 그녀에게 내 감정을 감췄고,

일부러 냉정하게 굴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나를 기다려줬던 그녀.

방황하다 돌아가도 언제든 나를 반겨준 그녀였는데,

지금, 그녀가 보이질 않는다.


늘 이곳에 있었는데,

그녀가 있던 자리에 싸늘한 바람만 불고 있다.


자만이었던 걸까.

아니면 말도 안 되는 내 욕심이었던 걸까.

그녀는 절대 떠나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는데,

상상도 못한 일이 내게 일어났다.


내가 좀 많이 늦었다고,

너무 멀리 돌아와서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데,

그녀가 더는 내 곁에 없다.


이기적인 나의 방황이

답답했던 나의 방황이

결국 그녀를 떠민 걸까.

아니면 더는 견딜 수 없어서 떠난 걸까.


이젠 내가 그녀를 기다린다.

그녀가 아팠던 그 자리.

선한 눈빛으로 나를 위로해주던 그 자리.


그녀가 있던 그곳에 서서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


https://youtube.com/watch?v=iTPy7Mu6olU&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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