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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l 13. 2024

베트남 북카페

스 반 한(Su Van Hanh) 몰內 풍남(Phung Nam) 북카페

 베트남에서 도서관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서점들은 많은데 책 읽을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카페 등에서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꺼내 놓고 일을 보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쇼핑 몰 안에서 대형 북카페를 발견한 것은 놀라운 사건이었다. 아이들과 같이 책을 보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예뻐지는 기분이었다. 


 2019년에 발간된 [ 베트남 콘텐츠 산업동향 ]에 따르면 베트남 일인당 연간 독서량은 3.4권으로 한국의 7.8권에 비해 많이 낮은 수치이다. 연세대 경영혁신학회의 유희재 씨는 두 국가의 독서량이 낮은 이유 중에 하나를 입시위주의 사교육이라고 하셨다. 동의한다. 다른 책을 볼 시간과 여유가 없으니. 


 베트남이 연간 독서량이 더 낮은 이유를 독서를 할 수 있는 공간 부족 때문이라고 덧붙이고 싶다. 퇴직을 하고 일 년 정도 마을의 목마 도서관, 목동 도서관을 오가며 책을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집에서 지금의 거리는 물론이고, 무료 와이파이에 노트북 사용을 편하게 할 수도 있고 그때 그때 필요한 책들을 찾아볼 수 있는 공감이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당시 아들 아침을 같이 챙겨 먹고, 도서관에 들러 책을 보다가 점심에는 다시 집으로 와서 점심을 먹고 다시 도서관으로 가곤 했다. 저녁엔 가족들과 식사를 하거나 외식을 한 후에도 한두 시간 다시 도서관에 앉아 있다 오곤 했었다. 

 목동 교보문고에 가서도 편하게 새로 출판된 서적들을 마음대로 볼 수 있도록 넓게 마련된 테이블도 독서를 권장하게 만드는 요소들이었다. 


 베트남의 대형 서점에 들어가 보면 조그만 공간을 확보하여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책을 읽어 주거나 아이들끼리 앉아 책을 보는 광경을 가끔 목격하긴 한다. 하지만 아직 베트남 대부분의 서점은 책을 읽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책을 고르는 공간이라는 개념이 강하다. 

푸미 대형서점내 독서 테이블

 아이들이 편하고 자유롭게 책을 읽으며 쉴 수 있는 공간,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독서를 습관처럼 만드는 것이 베트남의 미래를 더 밝게 만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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