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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n 29. 2024

호찌민시 관광지 : 서적거리

중앙 우체국 옆, 노트르담 성당, 독립궁 주변

 베트남이나 중국에 가면 싼 것들이 많다.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도록 쌀, 채소, 고기 등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이 애용하는 담배, 술 값이 등이 정말 싸다. 베트남 현지 브랜드 담배가 약 20,000동(한화 1,000원)이고 타이거 맥주는 마트에서 한 캔에 약 15,000동(750원) 정도이다. 현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말할 것도 없다. 

 이유는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모든 인민은 평등하고, 삶의 기초는 국가가 보장한다"는 것이다. 

 

 반면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의 고가 상품은 한국보다도 훨씬 비싸다. 호찌민시의 아파트 분양 가격은 웬만한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와 맞먹는다. 돈 있는 자들은 더 많이 세금을 내어서 인민들의 기초생활을 같이 보살펴 줘야 한다는 이치이다. 

 호찌민시 유명 관광지의 하나인 벤탄시장에서 물건을 사면서 실제로 겪은 일이 있다. 짝퉁지갑 하나의 가격을 물어보니 150만 동이라고 하길래 "3개를 사면 얼마에 주겠냐?"라고 물어보니 500만 동이라는 것이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며 세 개를 사는데 왜 가격이 오르냐고 황당해하면서 묻자, 그 상인은 자기가 잘못 계산한 것을 시인하기가 싫어서였는지 "당신은 3개를 살 수 있을 정도로 돈이 많은 것 같으니 그렇게 내고 사도 된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게 사회주의 인민들의 생각이 아닐까?' '외국인은 돈이 있으니 무조건 뜯어먹어도 된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심이 되었다.  

호찌민시 벤탄시장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 정말 마음에 들게 싼 상품이 하나 또 있다. 책이다. 

 학생이었을 때 책 값을 아끼기 위해 책을 복사해 제본을 해서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한국에선 그것도 불법으로 할 수 없다. 

 그런데 베트남의 대형 서점에 가면 옥스퍼드, 하버드 등의 대형 영어 사전들과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등이 시리즈로 전시되어 있는데 가격이 정말 종이값 수준이다. 학생들을 위시한 인민들이 가격부담 없이 책을 읽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리라. 

 

 몇 년 전 대학 선배 한 분이 '베트남에서 영어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어떨까?'라며 베트남까지 찾아와 시장조사를 한 적이 있다. 물론 베트남에서 외국어 학습 열풍은 대단하다. 시골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군데군데 영어 학원들이 성행 중이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영어학원 전경

 선배와 나는 서점이나 학원 등을 둘러보았다. 나는 베트남에서 출판에 대한 검열과 감시가 심하다는 말씀을  듣고는 바로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판단을 하셨다. 사실 외국에서 들어오는 서적이나 CD 등은 개인 물품이어도 검열을 했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은 선배가 운영하는 영어학습 프로그램은 서적이나 CD 등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주인데 가격이 너무 낮아, 베트남에선 이익창출이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었다. 


 호찌민의 관광명소인 중앙 우체국 바로 옆 작은 골목은 책의 거리로 조성되어 있다. 자연들과 어우러지게 하나하나의 인형 같은 부스로 만들어진 모습이 너무 이쁘다. 

호찌민시 1군 중앙우체국옆 서적 거리

 이곳은 중앙우체국의 바로 옆에 있으며 노트르담 성당, 독립궁 그리고 롯데 다이아몬드 백화점도 바로 옆에 있으니 관광차 함께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관광이 아니더라도 편히 즐기면서 그늘에서 쉬면서 사색과 여유를 즐기기엔 충분한 곳이라 생각한다. 관광 겸 베트남 서적들이 대부분이어서 쉽게 손이 가지 않았지만 책을 보고 만진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함이 생긴다. 게다가 가격을 보면 읽지도 못하는 책인데도 마구 사버리고 싶은 욕심이 꿈틀대는 이유는 뭘까? 

 

베트남의 아이들이 책도 많이 읽고 성공하는 나라 만들게 되길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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