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공감이 풍성한 거리 영상
하루가 저물어갈 무렵, 베트남의 작은 도시 푸미의 퇴근길 풍경은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하는 듯하다. 퇴근 인파가 몰려드는 시간, 길가 인도 위로 하나둘씩 좌판이 깔린다. 집에서 기른 채소 몇 단, 닭 몇 마리, 직접 만든 어묵과 절임류들. 누군가는 고무대야 하나에 얼음을 채워 신선한 고기를 올려두고, 누군가는 자그마한 플라스틱 바구니에 고추, 라임, 향신채를 곱게 담아낸다.
많지도 크지도 않은 그 좌판에는 뭔가 뭉클한 진심이 묻어난다. 상품 하나하나에 대한 애착, 손님 하나하나를 대하는 정성이 느껴진다. 값을 깎는 손님과 실랑이를 벌이다 끝내 웃으며 한 줌 더 얹어주는 손길엔, 정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
[베트남 일상] 순수한 소박함이 묻어나는 퇴근길 길거리 장터
나는 자전거를 타고 그 사이를 조심조심 지나며, 핸드폰으로 짧은 영상을 찍었다. 눈에 띄는 건 많지 않지만, 마음에 남는 건 많았다. 그러다 누군가 소근소근 나를 가리킨다.
“저거 뭐야? 단속이야?”
어느 중년 아저씨가 성큼 다가오더니 내 손에 든 핸드폰을 힐끔 본다. 내가 그냥 영상을 찍고 있다고 설명하자, 아저씨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활짝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한다. 웃음소리가 주위에 퍼지고, 장터는 더욱 활기를 띤다.
이 작고 소박한 풍경 속엔 사람들이 서로 부딪히고, 눈을 마주치고, 말없이 안부를 나누는 따뜻한 교감이 있다. 나는 이런 모습이 좋다. 장터의 푸근함과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살아 있는 온기. 어쩌면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 영상을 찍는 이유도 그런 순간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인지 모른다.
돈이 오가는 시장이지만, 마음이 오가는 장터.
베트남의 퇴근길은 그렇게 매일을 새롭게 물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