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 딱 좋은 날이네!!

베트남 결혼 파티 풍경

by 한정호

매장에 앉아 있자니, 바깥이 스피커 소리로 요란하다.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스피커 소리에 "오늘 무슨 날인가?" 싶어 직원에게 물으니, 오늘이 기일이라 결혼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한다. "놀러 다녀올게"라며 직원들에게 말하자, "사진 찍으러 가시죠?" 하며 웃는다.

스피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니, 꽤 큰 시민 공원이 나타난다. 이곳은 평소에도 대형 상품 전시회 같은 행사들이 열리는 공간인데, 오늘은 왠지 특별해 보였다.


공원 입구로 들어서니 입구 바로 옆 한쪽에서 한 쌍의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흰 천막 아래 신랑과 신부가 가족, 친지, 친구들과 어우러져 환하게 웃고 있다. 그런데 고개를 돌려보니, 조금 떨어진 곳 또 다른 천막에서도 다른 신랑 신부의 피로연이 한창이다.

저쪽에서 들려오는 더 큰 소리에 자전거를 타고 다가가 보니, 이번엔 훨씬 더 규모가 크다. 장식도 화려하고, 음식도 풍성해 보인다. 아마도 꽤나 부유한 집안 자녀의 결혼식인 듯했다. 앞서 본 두 쌍의 결혼식을 합쳐도 모자랄 듯한 규모와 화려함이었다.


오늘은 날씨도 그렇고 확실히 결혼하기 딱 좋은 날이다.

20250817_115649.jpg 소규모 결혼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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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20312.jpg 중형 결혼 파티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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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15847.jpg 대형 결혼 파티장 전경

베트남의 결혼식 문화

베트남의 결혼식은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독특한 풍경을 보여준다.


1. 결혼 날짜는 단순히 신랑·신부가 정하는 게 아니라, 전통적으로는 풍수나 점성술을 따져 좋은 날을 택한다. 그래서 특정 ‘길일’에는 이렇게 한꺼번에 결혼식이 몰리는 경우가 많다. 오늘 내가 본 세 쌍의 결혼식도 바로 그런 날이다. 아마 주변 집 공터나 앞 길에 천막을 치고 결혼 파티를 하고 있는 곳이 또 있을 것이다.


2. 시골에서는 집 앞 마당이나 동네 길가에 천막을 치고, 도시에서는 공원이나 레스토랑, 대형 웨딩홀을 빌려 치른다. 천막은 대개 화려한 색으로 장식되고, 그 아래엔 수십~수백 명이 함께 앉아 음식을 나눈다. 한국에서 호텔 예식이 주류라면, 베트남은 여전히 ‘잔치’ 분위기에 가깝다.


3. 하객은 가족과 친지뿐 아니라 동네 사람, 직장 동료까지 폭넓게 초대된다. 오토바이를 타고 잠깐 들렀다 가는 손님도 많다. 축의금은 봉투에 넣어 건네지만, 금액보다도 참석 자체가 큰 의미로 여겨진다.


4. 음식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대접받는 자리라는 걸 느낄 만큼 푸짐하다. 생선, 해산물, 고기 요리가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언제나 스피커가 빠지지 않는다. 노래방 기계로 축가를 부르거나, 전문 가수가 불러주는 경우도 있다.


오늘 공원에서 본 결혼식 세 쌍은 베트남 결혼 문화를 압축해서 보여준 듯하다. 한날 한시에 열린다는 것, 집안 형편에 따라 크기와 화려함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 그리고 스피커와 음악, 사람들로 북적이는 ‘축제’ 같은 분위기.

한국에서 결혼식은 점점 간소해지고 있는데, 베트남에선 여전히 동네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결혼은 큰 잔치다. 오늘 하루는, 베트남에서 ‘사람과 사람이 맺어지는 순간’을 가까이서 들여다 볼 수 있는 특별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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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독특한 결혼 문화

13화 베트남 시골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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