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
2024년 3월 31일
이 글이 어디로 흐르고, 어떻게 끝날지 나도 모른다.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적어 나가기로 했다.
10년이 넘은 MacBook Air를 충전하고 바탕화면에 ‘파리’ 파일을 열었다. 그곳엔 지난 5년간 조금씩 적어둔 글들이 모여 있다. 이어서 쓰려다가, 새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그래서 ‘2024글쓰기’라는 제목의 파일을 새로 열었다.
그들의 삶을 멋지게 그려나갈 것이다. 하지만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 여자의 삶은 그녀에게는 다운그레이드된 현실로 흐른다.
한편, 그 남자의 결혼 생활. 그의 아내는 언제나 불안하다. 그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나름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한다. 마치 자신만의 결혼 생활 지침서처럼 정해둔 규칙들을 실천하며 말이다.
제1항. 주말은 가족과 함께한다.
비록 토요일 밤에 비디오 게임에 몰두할지라도, 집에 있는 것이니 가족과 함께 있는 것이라 봐도 되겠지?
햇살이 좋고 미세먼지가 없는 일요일 오전에는 산책이라는 것도 해야 하고, 이마트라도 다녀와야 ‘주말 남편’이자 아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이 항상 불안하다. 결혼하고 나면 옆에 있는 사람이 내 것이라고 착각할 법도 하지만, 이 남자의 아내는 그런 착각조차 할 수 없다. 남편이 옆에 있어도, 내 것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늘 불안하다.아내는 SNS에 남편이 게임하는 뒷모습을 찍어 올린다. 어색한 이모티콘과 함께 한 줄을 덧붙인다.
“게임에 열중하는 내 남편. 그렇게 좋니?”
다음 질문에 당신은 어떻게 답할 것인가?
a. 안정적이고 편안한 이성이 있다. 나의 모든 걸 다 보여줄 수 있다.
b. 자유분방하고 매력적인 이성이 있다. 나의 좋은 모습만 편집해서 보여주고 싶다.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당신이 배우자로 선택할 사람은 a인가요, b인가요?
남편이 사랑에 빠진 사람은 b이지만, 결혼 생활을 함께하고 있는 사람은 a이다. 그는 아내에게 자신이 b라는, 즉 불안의 존재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남자는 마치 끈에 묶인 공과 같다. 그 끈을 누군가 끊어버린다면, 그는 어디든날아갈 것이다.
최근에 오토바이를 장만했다.
그 오토바이 여행을 허락해 준 아내는 아슬아슬하다.
I don’t know where this writing will lead or how it will end.
I’ve simply decided to follow my heart and let the words f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