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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화 Oct 20. 2024

(소설)로맨스

제 5화 _ 가제_Working title

Ch.1 . . .?


 • 2019년 봄

긴 머리를 단정히 묶은 여자는 스타벅스에 앉아 있었다.

여자의 앞엔 카페모카 한 잔,

extra shot을 추가한 것.

커피는 아직 손대지 않았지만, 입술을 대자 따뜻한 향이 입안에 퍼진다. 윗입술에 묻은 거품을 가볍게 닦아내고, 그녀는 읽고 있던 책의 커버 안쪽 빈 공간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Title...?

한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여자는 들고 있던 연필을 머리 위로 꽂고는 핸드폰을 꺼내 저장해둔 아이디어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때, 전화가 울렸다. 오랜 친구 성훈이었다.


"일찍 일어났네. 너 요즘 연락 안 되더라?"

"어, 프로젝트 마감하느라 전화 못 받았네. 무슨일 있었어? 성훈이 말했다.


 "올해가 삼십대의 마지막 해잖아. 내가 마흔살에 엄청 예뻐질 거라고 했는데, 이제 얼마 안 남았어. 올해를 잘 기억하며 살 거야. 요즘 감수성이 터져서, 내 영혼이 친구가 필요했는데 너 너무 연락이 안 되더라."


 "야, 너 봄 타나 보다?"
 "아니야, 나 사계절 다 타. 그래서 사계절이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해."

여자는 모든 계절의 시작을 설레어 하며, 그 끝을 아쉬워한다.


                    "You’re really in your spring mood, aren’t you?"

                    "It’s not just spring. I get like this every season,

                                so I need to live somewhere that has all four."

                            Farewell with quiet Longing


 

최근 그녀는 그림에 빠졌다. 잠이 오지 않거나 글이 써지지 않을 때, 여자는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그릴 때는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여자에게 커다란 해방감을 준다. 일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여자에게, 그림은 실수조차 하나의 완성품이 된다. 이는 일탈이며 자유였다. 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누구에게도 잘 보일 필요가 없었다. 배운 적도,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기에, 그림은 틀에 갇히지 않은 표현의 자유였다.

그림을 그릴 때, 궁금한 것이 생기면 성훈이 좋은 조언자가 되어 주곤 했다. 미대 출신의 성훈은 결혼도 경험한 돌싱으로, 여자의 친구이자 선생님, 그리고 대나무숲 같은 존재였다.


성훈이와 한참을 얘기하고

대나무숲에서 나와  머리에 꽂아놨던 연필을 빼어 든다.


여자는 이렇게 3월 16일, 봄의 기운을 깊이 느끼며 새로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  제목은?? Title...? 가제.. [로맨스]

                                            Working title...


 [Romance] is working on. . .. .C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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