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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Aug 01. 2019

엽서를 만든 작가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나)

뭐라도, 똥이라도 만들자!

한 달에 한 번 뭐라도 만들기 위한 나의 작은 몸부림을 지속하려 한다.

7월에는 엽서를 만들었다. 사실 한 달에 한 번 책을 만드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실패했나보다.

나도 이해할 수 없는 나와의 정신나간 인터뷰를 지금 시작해본다.


Q. 이번 달엔 엽서를 만드셨다고 했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A. 네. 아무래도 엽서는 아주 쉽게 만들 수 있는 문구류가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평소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있는 그림을 활용해서 엽서를 만들수도 있구요. 물론 제작비도 매우 저렴하죠.

그리고 저희 책방(인터뷰이는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의 전시 공간이 있는데, 그곳의 전시기간이 일주일이나 붕 떠버리는 바람에 다급하게 작가들을 모아서 엽서전이라도 열자! 하고 엽서전을 열게 되었고, 참여 작가가 적을 것 같아서 제 엽서도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얼렁뚱땅 이번달의 똥을 만들어냈죠.


Q. 그렇다면 예전에 그려둔 그림을 이용해 엽서를 만드신 건가요?

A. 놀랍게도 아닙니다. 엽서를 만들어야지. 하고 3장의 비슷한 느낌의 이미지를 만들어 냈어요. 평소에 2-3일에 한 번씩 그림을 그리면서 대체 왜 쓸 그림이 없는지는 정말 저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Q. 엽서전을 열게 되셨다고 했는데 생각했던 부분과 다른 부분이 있으셨나요?

A. 이번에 더욱이 느끼게 된 것은 엽서가 이제는 수집품이 되었다는 겁니다. 보통 엽서를 1000원 정도에 판매, 구매를 했는데, 작가 엽서전을 열어보니 대부분의 엽서가 2000원이더군요. 사실 누군가에게 카드를 쓴다고 생각하면 2000원짜리 엽서는 비싸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이제 엽서로 장식하고, 수집하죠. 자신의 방에 네트망 같은 것을 설치해 자기의 취향을 모으기도 합니다. 이번에 정말로 몸에 와닿게 느꼈어요. 엽서가 수집품이자 장식품이 되었다는 걸 말이죠.


Q. 얼렁뚱땅 엽서를 만드셨다고 했는데, 이번에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으신가요?

A. 이번에는 엽서를 정사각형으로 제작했어요. 처음이죠. 정사각 엽서를 제작하는 작가님들이 꽤 있는 편인데, 저는 보통의 규격으로만 제작하다 이번에 처음으로 정사각으로 제작했어요. 귀도리(모서리를 둥글게 하는 작업)도 넣었구요. 엽서에 이런 후가공을 했다는 것 자체가 엽서를 수집품이자 장식품이라고 생각해서인 것 같기도 해요. 요즘은 작가님들도 엽서에 스코딕스나 홀로그램 같이 다양한 후가공을 넣더라구요. 이게 다 엽서의 작품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이번에 동참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또 신경쓴 점이 있다면,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조금 시원한 느낌을 주는 이미지들로 구성했어요.


Q. 엽서 만들기에 대해 기록해두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요?

음.. 이때까지 엽서나 명함을 다양한 재질로 만들어 보기도 하고, 여러 시도를 해 보았어요. 그건 엽서의 단가가 쌌기 때문이죠. 엽서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괜찮은 장식품이 되기도 해요.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작품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아웃풋이 나오는 작업을 자주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여러 업체에 따라 색감이나 인쇄가능한 재질,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업체를 많이 비교해보고, 처음부터 대량으로 제작하기보다 소량으로 제작해서 원하는 느낌을 파악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연습을 하기에 굉장히 적합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망치더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실망보다는 성취감이 더 높을 겁니다. 뭐라도 했다에 제격이라고 생각해요 !



똥이라도 만들고 싶은 나의 노력은 앞으로도 .. 계속된다!

8월에는 책방 굿즈들을 만드는 데에 좀 더 신경을 쓸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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