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폐
"5인실 입원실에서 민폐를 끼치는 아이 때문에 화가 납니다."
고3 수험생의 고민이다.
민폐인지 모르는 사람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
정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
(11월 13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폐렴에 걸렸다.
해열제를 먹었는데도 체온이 38, 39도를 오르내렸다.
처음엔 1인실에 입원했다가 비용 문제로 5인실로 옮겼다.
그런데 하필 소아병동이었다.
이참에 집중력을 키워보자 마음먹었다.
그래서 버즈 끼고 인강을 들었다.
그런데 새벽에 소리가 들리게 유튜브를 보는 아이가 있다.
아이는 그렇다 쳐도 그 아이의 엄마한테는 화가 난다.
사연자는 수능을 앞두고 예민한 상태다.
입원을 하게 된 것도 속상한데 방해까지 받는다.
철없는 아이는 그렇다 쳐도 무신경한 어른한테는 화가 난다.
민폐를 끼치면서도 모르는 것 같을 때 어쩌면 좋을까.
사연자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남은 시간만이라도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일 것이다.
그런데 입원실에 있다.
그것도 배려를 기대하기 힘든 소아병동 입원실이다.
아니나 다를까 결국 사고가 터졌다.
새벽에 아이가 기침을 해대서 잠을 못 자게 된 것이다.
아픈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문제는 그 아이가 소리를 켜놓고 유튜브를 본다는 것이다.
사연자는 아이 보호자에게 화가 치민다.
사정을 이야기하고 정식으로 요청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사연자는 화가 날 뿐 대응을 못하고 있다.
'나도 소리를 내며 인강을 들을까' 하며 분을 삭인다.
당연하게 배려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화를 돋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커진다.
민감할수록 불만은 크게 느껴진다.
불만을 가볍게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맘대로 되어야 한다는 기대가 없어야 어렵지 않게 표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