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
"효도를 해야 하는 건 알지만 엄마한테 더 이상 돈을 뺏기고 싶지 않아요."
34세 남성의 사연이다.
100만 원을 엄마가 갖고 45만 원 세금 내고 15만 원을 용돈으로 쓴다.
일할 의욕도 없어진다.
(4월 7일 참나원 방송)

가족이란 무엇일까.
흔히 마음의 보금자리라고 한다.
특히 어머니는 애정의 뿌리다.
보통 헌신적인 모정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이 사연은 이상하다.
어떻게 엄마가 그럴 수 있을까 싶다.
생활고에 시달리면 심성도 각박해지는가 보다.
물론 나름의 사정은 있을 것이다.
사연자한테는 분가한 형도 있다.
엄마가 형한테는 손을 벌리지 않는다.
엄마는 현재 요양보호사를 준비하고 있어서 수입이 없다.
하지만 엄마가 수입이 있을 때도 사연자는 돈을 드려야 했다.
돈을 드리지 않겠다고 하면 엄마는 비뚤어지고 삐친다.
효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힘들여 번 돈을 뺏기니 일을 하기 싫어진다.
내가 번 돈 내 맘대로 쓰고 싶다.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이다.
아마도 사연자는 자기주장을 잘 못하는 듯싶다.
엄마한테만 그럴까.
순진하고 착해서 이용당하는 일이 많을 것 같다.
나이는 먹을 만큼 먹었지만 심리적으로 독립하지 못했다.
사연자의 어머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만만한 둘째한테 손을 벌리면서 생활고를 견딘다.
자식의 행복을 생각할만한 여유도 없다.
'내 코가 석 자'라 자식을 돌볼 겨를이 없다.
자식이 성장하면 독립해서 가정을 꾸리는 것이 보통이다.
부모는 자식이 자신의 삶을 살 수 있게 뒷받침해줄 책임이 있다.
그런데 책임을 다하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
현실에서는 책임을 다하는 아름다운 부모만 있지는 않다.
어쩌면 우리는 가족관계에 환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가족이 삶이 의미라는 환상 말이다.
그래서 현실 가족관계에 실망하고 불만을 갖는다.
가족 사이에도 폭력이나 강압이 얼마나 흔히 발생하는가.

서로 의지하며 사는 것이 좋은 관계다.
가족은 애쓰지 않아도 서로 의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아무리 가까워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지나친 의존은 소중한 인연을 악연으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