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속도로 관객 수를 끌어들이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어벤져스:엔드게임>입니다.
예매부터 10 UBD을 돌파하더니 지금은 인터넷에 대량 스포가 떠도는 실정입니다. 정확히 따져보면 코믹북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스포가 아니지만 대부분의 관객이 코믹북을 보는 사람이 아니니 스포가 정확합니다. 어떠한 측면에서든 <어벤져스:엔드게임>은 한국 영화계의 새 역사를 쓸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많은 관객들이 스포로 인해 대충 내용을 알고 있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큰 그림만 언급하며 리뷰 진행하겠습니다.
세계의 반이 나가떨어지고 지구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단 우울증에 걸렸고 이는 히어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도 사람이니깐요. 이런 집단 우울증의 증상으로 히어로들도 우중충하고 지구 자체가 우중충한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이런 집단 우울증을 타파할 방법은 딱 하나 사라진 반을 데려와 세계를 원상 복귀시키는 겁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시간 여행이라는 뻔한 설정이 들어가고 뻔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하지만 마블의 힘은 무엇일까요? 바로 과거 영화들을 불러오는 겁니다. 10년 치 영화들을 쫙 보여주며 약간 눈물 찔끔 흘리게 합니다. 눈물 찔끔 에 과거 히어로들의 추억의 인물까지 겹쳐지며 과거에 그리워했던 인물들을 보며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들을 그리며 영화는 과거가 항상 선택의 연속이며 그 당시 선택이 미래를 만든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 <미스터 노바디>가 선택에 대한 결과를 가장 잘 보여주는데 나중에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희생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어이없게 스포 당했던 인물들이 죽습니다. 저도 설마 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만 리뷰를 보기 바라며 이 글을 쓰고 있으니 안 보신 분은 지금이라도 영화 꼭 보고 오세요!!!! 영화 속 누군가의 첫 죽음으로 희생의 산물을 얻게 됩니다. 그 결과 히어로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되죠.
하지만 원하는 결과가 쉽게 얻어지지는 않습니다. 가장 소름 돋은 장면은 헐크와 에이션트 원이 만나 이야기하는 장면입니다. " 닥터가 타노스에게 줬으면 이유가 있을 거야." 그렇습니다. 저는 그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닥터의 큰 그림은 성공합니다. 먼지가 되었지만 다시 돌아오는 장면은 자본력 만세를 부를 수밖에 없는 장면이죠. 마블 영화 중 역대 최고의 전투 장면이었습니다. 이때 눈물 2차 찔끔
히어로와 영화 속 인물들의 우울증은 엔드 시켰지만 관객들의 우울증은 커져버렸습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히어로의 모습과 10년 치 축적된 관객들의 기억 속 히어로는 더 이상 볼 수가 없기 때문이죠.
다시 위 내용을 정리하면
1. 10년 치 영화 자랑
(자본력과 마블의 힘이라고 말할 수밖에)
2. 상업 히어로 영화 주제에 한국 억지 감동 영화보다 슬픔
3. 이제는 정말 못 보는 건가요 ㅜㅜ....
(3촌만큼 사랑해)
4. 아스가르디언 오브 갤럭시
(망가진 토르 ㅋㅋㅋㅋ)
5. 새로운 페이지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
(여성 캐릭터 부각)
이 중 새로운 페이지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겠네요. 특히, 새로운 페이지는 우려하는 부분이 큽니다. 지금의 10년을 잘 이끌었지만 영화판이 바뀌었고 주인공을 할 수 있는 캐릭터의 범위가 넓어졌고 여성과 흑인에 대한 쿼터제가 높아지면서 디즈니 영화 등 대부분의 영화가 이런 식으로 영화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제가 <캡틴 마블>을 안 봐서 일까요?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들은 그냥 끼워넣기 같은 느낌이 강했고 영화를 안 본 사람이라면 얘가 누군지 그리고 왜 이리 강한지 절대로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 속에서도 큰 역할을 하지만 그다지 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이 생각은 <캡틴 마블> 영화를 보고 바뀔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는 그렇게 좋은 인식은 아닙니다.
캡틴 마블의 이야기가 궁금한 분은 부머 님의 블로그를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음 페이지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 딱 한 번 등장합니다. 여성 히어로들이 스파이더맨을 도와주는 장면에서 이제 앞으로 마블 영화과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여성이고 흑인이고를 떠나서 재밌게만 만들면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쿼터제와 PC충들의 눈치보기 식 제작이 이어지면 원작의 내용이나 큰 방향성을 상실할 우려가 커집니다. 그리고 DC와의 경쟁에서도 확실히 흥행 요소적 측면에서도 밀릴 가능성이 커지죠.
저는 이런 방향성이 그닥 반갑지는 않습니다. 영화 산업 자체가 그 나라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인데 서브 컬처들이 본래 기존 국가가 가지고 있는 컬쳐를 대체하는 일이 영화 자체로 보면 마이너스입니다. 제가 미국인이었다면 더 그랬을 거라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하지만 한국인이니 뭐 그렇게 짜증 나는 부분은 아닙니다. 하지만 새로운 페이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마블은 DC에게 잠식되는 형태로 변할 것입니다.
<어벤져스 - 엔드게임>이 개봉한 지 3일 차입니다. 앞으로 몇 UBD을 갱신할지 궁금한 가운데 한국 영화들은 당분간 극장에서 보기는 힘들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