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얻고 싶은 자유

나는 무엇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은가?

by 김호섭

‘내가 얻고 싶은 자유는 어떤 것이 있을까?’ [자유]의 사전적 정의는 간결하다. 남에게 구속을 받거나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일, 또는 그러한 상태.




김종서의 노랫말처럼 ‘드디어 내가 사랑에 빠져버렸어“라는 <아름다운 구속>도 있겠지만, 우리의 삶 속에서 여러 제약이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을 펼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나를 지독히도 꽁꽁 얽어매고 있는 제약은 도대체 무엇인가. 나는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가? 어떤 구속에서 벗어나, 새로운 무엇을 찾고 싶은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담백하거나 고고히 우아하게 살고 싶었지만, 오히려 감정은 시도 때도 없이 널을 뛰고, 느닷없는 분노는 사소한 일이나 중요한 일이나 가리질 않는다. 생각 속에 이리저리 갈라지던 여러 질문들은 다시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상심과 무기력을 떨치고 몸도 마음도 건강히 살아가려면, 과연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가?’ 어느 하늘 맑은 날에 공원을 거닐며 자유에 대해 생각해 본다. TV에서 외치는 자유말고.


당장 떠오르는 ‘무엇’들은 아픈 몸과 마음, 돈, 상처받은 자존감, 시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일어나는 삶의 고충들이다.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상관없이, 고충 없는 삶이 어디 있겠는가. 나만의 유별난 고충은 아니겠고 주변 이웃이나 친구들에게도 흔할 터이니, 딱히 특별 한 건 아니겠다. 다만, 이런 고충들을 세세히 들추고 바라봐야 하는 마음은 지극히 개인적이며 아프고 쓰린 통증의 정도는 각자 살아온 발자국 만큼 천 겹의 무늬다. 일단, 나를 보니 아리고 저리다. 그 시절을 통과하던 기억과 절망이 다시 생생히 눈앞에 소환되니 절절하고 울적하다. 그냥 전부 잊고만 싶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이 ‘무엇’들을 비켜 가서는 답이 없다는 것을. 언젠가는 제대로 직면하고 정리하여 넘어서야 할 벽이고 계단이다. 이런 시간은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의 중요한 첫걸음이겠고 그 여정에서 찾으려는 자유룰 발견하게 되리라 믿는다. 더 이상 주저 하지 말고 초미세 현미경을 준비하자. 애잔함과 의연함이 함께 장착된.


자신의 절절한 역사를 누가 제일 잘 알고 있는가. 나를 보고 나를 말해보자. 내 삶의 진정한 목격자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아닌가. 시선을 살짝 바꿔보니 서서히 방향이 보인다. 가슴 깊이 쌓인 상처들, 이른 바


미련과 집착, 자책과 상실을 붙들고 놓지 못하고 있는 자신으로부터의 탈출.

그렇게 한결 가벼워진 자유를 나는 원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여러 생각 속에 무려 5시간의 산책을 대책 없이 해버렸다. 발바닥은 불타고 무릎은 삐걱거린다. 살짝 눈물도 어릿하다. 세상에 어디 쉽게 얻는 게 있는가 말이다. 질문과 명분이 생겼으니 다음은 다짐이다.


얼마 전에 아바 멤버들이 말하지 않았던가. “I still have faith in you”. 전설의 아바가 나를 믿어 준다고 하지 않는가. 답 없는 무한루프에 빠져 무기력의 망망 바다에서 그만 헤매고 프로그램을 다시 짜 보기로 하자. 초기화할 수는 없는 인생이지만 또한 정답 없는 것도 인생이니까 방향은 살짝 바꿀 수 있지 않겠는가. Input을 바꿔야 진정 바라는 Output이 나온다고 아인슈타인께서 그렇게도 주야장천 강조하지 않았는가. Input을 바꾸지 않고서 다른 Output을 바라는 일처럼 바보스러운 일은 없다고 했으니 더는 바보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



심심하지만 심상치 않은 아저씨의 좌충우돌 자유 원정대! (아픔 많은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손잡고 함께 가야 하기에 혼자가 아닌 우리다. 그러니 원정대다.) 이 이야기는 이렇게 출발한다. 그 출발지는 인천 중구의 자유공원이고 오늘부터 1일이다. 아뿔싸. 공원 이름이 ‘자유’였구나. 그 명징한 키워드, 바로 눈앞에 늘 있었던 소망의 단어를 애먼 길 돌아 이제야 가슴에 품게 되었다. 멈춤을 그만 멈추고 소박하지만 신명 나는, 나만의 자유를 찾아서 떠나는 그 멋진 여행의 출발지로서 참으로 극적이고 딱 떨어지는 장소이다. 살짝 소름도 올라오고 주름진 입가에는 오랜만의 미소가 흐른다. 거울에 비친 그 미소는 스무 살 청년의 해맑던 미소를 어느새 닮아있다.


그래. 자유를 찾아보자. 아니,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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