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도 중순인데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따갑고 쓰리고 아픕니다 나름 튼실한 팔다리도 동해바다 저리 가라 넓은 가슴도 견고한 생계형 어깨도 멀쩡한데
하필 머리만 아픕니다
마음은 청춘은 뜨겁던 심장에 울컥 대던 염통에 천둥 치던 가슴에 있는가 알았는데
이런.
몰랐습니다 마음은 잔주름 흰 주름 겹겹이 천 겹 논두렁 밭두렁 깊은 골골 뇌 이랑 버리지 못하고 눌어붙은 잔상 진상 아교처럼 납작 접착된 채로 거기에 있던 걸
시월 모기는 어깨 무릎 팔 무릎 팔 놔두고 머리만 뭅니다 정신 차리라고 정답 틀려도 괜찮은 인생이라고 너의 명답을 내면 된다고 꼭꼭 닫은 마음 풀어 열라고 귓속에 대고 제입으로 엥엥엉엉 말합니다 지난 여름 내내 어쩌면 생애 내내 치열하게 그래 왔듯이 제발 가져와서 열라고 열면 모르던 답도 보인다고 고요 속에 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