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커피챗 - 정답 없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

정답 말고 나만의 답

by 수풀림

우리 직장인들은, 끊임없이 답을 찾으며 살아가요.

"팀원이 자꾸 저 무시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이 회사랑 안 맞는 거 같아. 이직해야 되나?"

"회사 때려치고 유튜브나 시작할까?"

직장 내 인간 관계에 대한 고민부터, 진로와 생계가 걸린 문제까지. 누군가는 조심스레, 누군가는 괴로워하며 이런 질문들을 꺼내 놓아요. 그리고 그 질문들에는 늘 비슷한 기대가 담겨 있죠.

어디엔가는, 누구에겐가는 분명 명확한 답이 있을 거라는 기대 말이에요.


19년차 직장인인 저 역시 마찬가지에요.

누군가 알려준 답을 따라가면, 적어도 가시밭길을 걷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미 경험해보고 검증한 선택이란 얼마나 안정적으로 들리던지요. 불안, 걱정, 스트레스를 동반한 직장 생활에, 남들이 가보고 알려준 길은 마치 쪽집게 강사가 찍어준 답안지 같았어요.

"팀원이 무시하면, 팀장인 네가 더 강하게나가야지."

"회사랑 안 맞으면 답 없다. 빨리 이직자리 알아봐."

"유튜브는 아무나 하냐?"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잠시 불안은 사라지고 사이다를 마신 듯 속이 상쾌해져요.

하지만 곧 다른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오죠.

'이게 진짜 맞는건가?'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또 다른 의문이 생겨요. 들을 때는 그게 맞다고 고개까지 끄덕였는데, 확신은 어느새 사라지고 다른 걱정이 남아요. 하나의 선택은 다른 선택지에 대한 미련과 후회를 남기고, 하나의 의문은 또 다른 질문을 부르더라고요.

아마도 우리는 그동안 정답을 찾아 해맸지만, 애초에 인생에는 단 하나의 답만 있는 게 아니란 사실을 간과했던 걸지도 몰라요.


마치 잘 쓰여진 교과서처럼, 직장 바이블이 있다고 믿은거죠.

일 잘하는 법, 동료와 잘 지내는 법, 커리어 잘 쌓는 법 등등. 이 모든 것에는 어딘가 정리된 정답이 있을 것이란 생각 말이에요. 누군가 먼저 가본 길을 따라가면, 적어도 틀리지는 않을 거라고요.

그러나 인생이 늘 그렇듯, 결과는 우리의 예상을 벗어나기 일쑤에요. 차곡차곡 쌓아 올린 평판이 한순간에 무너지기도 하고, 김 부장이랑은 아무리 노력해도 가까워지기 어려워요. 반대로,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뜻밖의 기회가 생기기도 해요. 그토록 원했던 직장은 생각보다 나와 안 맞았지만, 별 기대 없이 시작한 일에서 오히려 기쁨을 찾게 되기도 하고요.


많은 직장인들과 커피챗을 하며,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 같아요.

커피챗에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대상은, 어쩌면 직장 선배나 동료가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걸요. 누군가의 경험은 인생의 참고서가 될 수는 있어도, 내가 바라는 삶이 그려진 지도는 아니더라고요. 정답 없는 인생이라지만, 누구에게나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있는 거잖아요.

그 삶을 찾는 첫 걸음은, 바로 나에게 질문하는 거에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왜 이 선택을 하려고 하는지, 꼭 지키고 싶은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지 등등을요. 이런 질문들이 너무 거창하게 느껴진다면, 그냥 내가 뭘 할 때 편안하고 즐거운 순간인지를 찾아보셔도 좋아요.

아마도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이 글을 읽고 계실 당신께, 여러분이 찾고 있는 인생 정답은 어쩌면 여러분 마음 속에 이미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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