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웨딩북 Feb 15. 2019

Scene4. 나도 예뻐질 수 있을까 _스드메 준비

웨딩북 매거진 『 이대로 결혼해도 괜찮을까 』



Jessie   X   웨딩북

웨딩북 웨거진 에세이

"이대로 결혼해도 괜찮을까?"


결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혹은 무엇부터 준비해야할 지 모르는 예신들에게

옆집 언니이자 결혼 선배의 마음으로 이야기합니다.

웨거진 에세이 '이대로 결혼해도 괜찮을까?'는 매 주 1회 업로드 됩니다.





(Australia Elizabeth Bookshop / 미스터리 북: 책에 대한 테마를 읽고 구매하는 책 )


구매를 하기 전까진 내용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 책처럼 우리가 선택하는 스드메도 내가 경험하기 전까진 그 것들이 나에게 어울리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결국 우리는 몇 개의 힌트가 주는 단서를 바탕으로 불확실한 것들을 선택하고 그들을 확실로 만들어가는 숙제를 맡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결혼을 준비하며 가장 먼저 접하게 된 단어는 ‘스드메’.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을 줄인 말이라고 했다. 흔히들 식장 예약만 하면 결혼 준비의 반은 한 것이라 했지만 나는 스드메가 끝나야만 비로소 결혼 준비를 위한 큰 산 하나를 넘는 거라고 말하고 싶다. 의외로 이 세가지 품목에 드는 시간과 비용은 가볍게 여길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식장과 스드메의 산을 넘고 나면 (물론 신혼집 마련도 있다) 비로소 부부로서의 길 위에 서게 되는 것이다. 


요즘은 ‘스드메’ 중 일부만 선택하거나 혹은 간소화하는 것이 트랜드이지만 나는 주변의 지인들 덕분에 스튜디오를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었다. 머리를 비울 겸 어설픈 캐쥬얼 촬영을 할겸 들렀던 제주도에서는 스냅을 찍는 학교 선배 덕분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협재 바다를 배경으로 웨딩 스냅을 찍을 수 있었고, 서울 스튜디오 촬영도 웨딩북을 통해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다. 사실 우리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대구에서 예식을 진행하는 이유로 드레스와 메이크업은 대구에서 진행을 하기로 했는데 서울이 아닌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웨딩드레스 업체를 선정하면 그 곳에서 헤어와 메이크업도 함께 담당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성격의 나에게는 하나의 선택이라도 덜어낼 수 있어 감사한 일이었지만 드레스 혹은 메이크업 무엇 하나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샵 선택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기도 했다. 


주변 지인들이 서울에서 드메를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나에게 재차 권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된다면 새벽 일찍 메이크업을 받고 드레스샵 이모님과 함께 택시를 타고 이동해 기차를 타고 대구까지 이동하는 동선이 큰 스트레스였기 때문에 우리는 조금 일찍 대구로 내려가 드레스샵을 선정하기로 했다. 서울에서 바쁜 일정을 쪼개어 내려가는 부분이었기에 사전에 업체들을 알아보고 두 곳에 예약 전화를 미리 해두었다. 생각이 깊은 남자친구 덕분에 나는 인생 첫 드레스를 엄마와 동생 앞에서 입어보게 되었는데 이는 엄마에게도 나에게도 조금 특별한 일임에 분명했다. 딸의 결혼을 곁에서 지켜보는 일은 아마도 품 안의 영원한 아이였던 내가 둥지를 떠나가는 모습을 천천히 바라보며 떠나보내는 마음을 준비하는 일이자 한 사람의 성숙을 바라보며 잊혀지지 않는 기억을 남기는 일이라는 것을 아마 엄마도 나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나의 생경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 핸드폰을 꺼내던 엄마는 드레스 업체의 제지로 사진을 찍진 못했는데 드레스업체 선정을 하기 전까지는 디자인 유출 등의 문제로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는 규율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주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기에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이따금 사진을 찍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직과 결혼 준비가 동시에 이뤄지며 첫 방문에서는 무엇 하나 제대로 알아보진 못했지만 드레스 샵을 방문한 첫 경험을 토대로 두번째 방문 때에는 입어보고 싶은 스타일을 먼저 제안하는 용기를 얻었다. 드레스샵 선정을 위해 진행했던 피팅, 2차 피팅 그리고 예식일과 가까워 왔을 때 진행되는 3차 피팅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한정된 시간에 입어볼 수 있는 드레스가 3벌이고 매주, 매달 다른 드레스가 입고 되기 때문에 예식과 최대한 가까운 날 3차 드레스를 마지막으로 입어보고 결정한 뒤 몸에 맞게 가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다른 친구들은 대부분 한번 혹은 두번으로 드레스 피팅이 끝나곤 했는데 대구에서 진행되는 예식은 3차까지 진행되어 특이하다는 주변의 후기를 몇 번이고 들었다. 나의 경우는 몸이 조금 힘들고 귀찮았지만 3번에 나뉘어진 드레스 피팅이 오히려 고맙게 느껴지기도 했다. (생에 이렇게 많은 드레스를 입을 일이 또 없지 않겠는가!) 드레스를 입어보고 나와 가족, 친구 그리고 남자친구와 함께 드레스에 대한 서로의 소감을 나누고 다음에 입을 드레스의 이미지를 그리는 것도 큰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평소 하고 싶은 이야기보다는 남들이 추천해주는 대로 수동적인 삶을 살았던 나 역시도 생각을 정리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선호하는 스타일을 어필할 여유가 생겨 스스로의 모습이 새롭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물론 내가 예쁠 것이라고 예상했던 드레스보다 조금 더 경험이 많은 직원분이 추천해주신 드레스가 되려 나에게 어울리는 경우가 많았기에 3벌의 드레스 중 2벌은 드레스 샵의 선택에 맡겼고 나머지 한벌은 드레스샵 인스타그램과 핀터레스트 이미지를 보며 내가 원하는 드레스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었다.


인스타그램과 핀터레스트로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찾아보기






Jessie   X   웨딩북

웨딩북 웨거진 에세이

"이대로 결혼해도 괜찮을까?"


결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혹은 무엇부터 준비해야할 지 모르는 예신들에게

옆집 언니이자 결혼 선배의 마음으로 이야기합니다.

웨거진 에세이 '이대로 결혼해도 괜찮을까?'는 매 주 1회 업로드 됩니다.





함께하는 결혼준비, 웨딩북

매거진의 이전글 Scene3. 서로의 배경을 이해하는 일 _예식장 선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