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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쏘쓰 Mar 01. 2022

12. 봉인해제와 만보걷기 그리고 셀프산후조리 준비

임신 36-39주

※ 이 글은 제 네이버 블로그의 글을 옮겨 온 글입니다.

[노르웨이/임신/출산] 12. 봉인해제와 만보걷기 그리고 셀프산후조리 준비 

http://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chungsauce&logNo=222127032690&navType=tl



36주가 되었다.


눕눕으로 존버하던 나는, 36주차 정기검진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36주부터는 본격 막달에 들어가기 때문에, 언제든 아기가 나와도 폐호흡이 가능한 안전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의사나 미드와이프가 내 상태를 보고 이제 무리없이 바깥활동을 해도 된다고 말해주기만을 기다렸다.


36주에 만난 주치의는

내 상태를 듣고는, 앞으로 막달까지 내가 원하는 무엇이든 해도 좋다고 컨펌을 줬다.



Do, whatever you want!


와 진짜...

그렇게 싫은 주치의였는데 저 말을 해줄 땐 껴안아주고 싶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기검진을 마치자마자 나는 그 길로 시내에 나가 정처없이 시내를 한바퀴 돌며 자유를 만끽 했다.

이날을 기점으로 나는 출산 전날까지 꾸준히 바깥을 나가면서 자유를 만끽했다.


막달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꾸준한 걷기 운동은 출산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기에, 날씨도 도와주는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거의 매일 나갔다.


막달에 나오는 배는 정말 무지막지 하다더니,

정말 그랬다.



나는 임신 내내 다른 산모들보다 평균 큰 배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막달이 되니 더 커지는 느낌이었다.

배가 크니 뱃속의 아기가 큰게 아닌가 너무 걱정되어 주치의한테 물었으나.....



역시 이 무심한 주치의 왈:

그건 아무도 모르지, 낳아봐야 알지



아오.....^^


다행스럽게도 출산을 기점으로 나는 집 근처 다른 주치의로 변경 신청한게 확정되어 더 이상 그를 보지 않아도 된다.


무튼, 배가 너무 커져서 뱃속 아이가 너무 커질까봐 나는 더 부지런히 걸어다니기 시작했다.


만보 걷기!



37주부터는 본격 육아휴직이 시작되었다.


육아휴직이 시작되었어도, 눕눕 기간에 만나지 못했던 클라이언트들을 만났고, 그동안 못만난 지인들도 만나기 시작했다.



날씨가 그나마 이렇게 좋아서

왠만한 약속은 무조건 걸어다니면서 해결했다.

(미리 적어두지만, 배가 크다고 뱃속 아기가 큰 것은 아니었다. 내 배는 그렇게 평균 이상을 상회하며 컸지만 정작 출산하고 보니 아기는 2.97kg으로 노르웨이 평균 체중을 밑돌았다.)


어서와, 셀프 산후조리는 처음이지?


이 망할놈의 코로나


백번 천번을 욕해도 모자람이 없는 코로나 덕에


나는 팔자에도 없는 산후 조리를 셀프로 치르게 되었다.

원래 한국에 계시는 엄마를 모셔서 산후 조리를 부탁할 생각이었는데, 코로나가 하늘길을 막아버려 엄마는 오시지도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에서 EMS 발송까지 끊겨 한국 택배도 받지 못해 완전 난감해졌다.

출산 예정일이 다가오자 점점 산후조리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노르웨이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출산 후 3일이 지나면 퇴원하여 집에 와야하기 때문에 그 이후부터는 오로지 독박 육아가 시작된다.

물론 주변의 가족들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먹는 건 확실히 한국 식으로 하고 샆었기 때문에 출산 예정일을 앞두고는 산후에 먹을 음식들을 만들어 냉동실에 얼리기 시작했다.




미역국, 소고기무국, 시금치된장국, 닭죽, 불고기, 약식, 장아찌, 멸치볶음


적어두고 나니, 나 정말 음식에 진심이었구나 싶을 정도로 열심히 만들었다.

(지나고 나서 보니, 저때 음식들을 더 많이 만들어서 얼려뒀어야 했다. 진심 육아는 혼돈의 카오스였기 때문에 자칫하다가는 내 곡기를 거르기 일쑤였다. 그래도 저때 만들어둔 음식들 덕을 많이 봤다. )



이렇게 하루하루 출산 예정일까지 나는 분주하게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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