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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울 Dec 20. 2022

사랑에 넘버링하기

상처에 대처하는 법



"나는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

"나는 왜 내가 그렇게 화가 나는지 모르겠어."

나는 종종 지인으로부터 이런 말을 듣곤 한다.


너무나 답답하고 화가 나고 뭔가가 분명 못마땅한데 왜 그런지 알 수가 없다. 그 이유를 몰라서 날씨 탓을 하거나 내 옆에 있는 누군가를 탓하기도 한다. 부모나 배우자 탓도 해본다. 하지만 사실 들여다보면 이유는 내 안에 있다. 누군가가 하는 말이나 행동으로 내 인생이 바뀔 수도 있고 몹시 억울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나를 불행하게 하는 것은 결국 '나의 생각'이다.


나 자신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
어떠한 상황도 사람도 아닌,



이 말은 내 삶을 돌아보게 하였다.


누군가를 탓하며 살기엔 내 인생이 너무나 값지고 아깝다. 비록 누군가가 내 인생을 전환시킬 만큼 아프게 했다고 하더라도. 그걸 허락한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나이다.


어느 순간에도 나를 지킬 사람은 나뿐이다. 그 권리를 언제나 쥐고 있어야 한다. 나는 너 때문에 우는 게 아니다. 나는 나 때문에 운다. 나는 네가 상처를 줘서 우는 게 아니라 너에게 상처 받은 나 때문에 운다. 나는 돈이 없어서 슬픈 게 아니라 돈이 없는 나 때문에 운다. 그러니 모든 것은 '나' 때문이다.


인생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내 마음으로 비추는 세상이 전부다. 그래서 상처가 아닌 사랑을 세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사랑도 습관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에게 상처를 주는 것보다 나를 사랑해주고 지지해주는 것이 더 많다. 가족, 친구, 애완동물, 사람이나 동물이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취미, 운동, 혹은 자연.

있는 그대로 내 마음을 받아줄 무언가는 있다.


그것도 사랑이다. 내가 마음을 다하고 나에게 위안을 주고 기쁨을 주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도 사랑이다. 사람은 한 순간도 사랑이 없는 무미건조한 삶을 살 수 없다. 너무 진지한 사랑만 생각하지 말고 너무 아픈 사랑만 기억하지도 말자. 나를 기분 좋게 하는 사랑, 가벼워도 괜찮고, 즐거우면 더 좋다. 그런 사랑을 하나하나 기억해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이 좋아지면 하루가 상쾌하고 하루가 쌓여 내 삶이 밝아진다.




때로는 나의 감정도 집착이란 생각이 든다. 내가 쥐고 있는 감정들에게 나는 집착해온 것이 아닐까. 슬픔이건 기쁨이건 들어왔다 나가고 나가면 다시 들어온다. 잠잠하다가 휘몰아치기도 한다. 어느 것도 너무 꽉 질 필요가 없다. 어떤 것도 다 나에게 달려오는 것이라 생각하자.

그리고 이제는 나 때문에 웃도록, 상처가 아닌 사랑을 넘버링하면 어떨까.

나를 기분 좋게 하는 삶의 소소한 요소들에 넘버링하다 보면 그러한 삶 속에 파묻혀 행복해지는 내가 된다. 나는 나를 행복하게 해 주기 때문에 행복하다.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은 행복을 만들어나가는 사람이다.


당신에게도 그런 능력이 있다. 누구나 한 손으로는 불행을 세고, 한 손으로는 행복을 센다. 몹시 주관적이다. 이제는 불행을 샘하는 손가락을 쉬게 두고 행복만 샘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도 삶이 나쁜 일을 피해 갈 수는 없지만, 뭐 어떤가. 모든 것은 내가 어떻게 기억해 나가느냐다.


이제 내 삶은 행복을 세는 삶이다.

나는 그렇게 살아가기로 선택했으니까.


자, 당신은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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