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 어느 날의 단상
하늘이 잔뜩 흐리다. 간간이 창문을 열때마다 집에 있길 다행이라고 되뇌이게 만드는 차가운 날. 눈꺼풀이 무겁다.
아가는 내 옆에서 쿨쿨 단잠을 즐기고, 테이블 위로는 지저분한 빈 커피잔과 나뒹구는 아가의 놀잇감. 아직 치우지 못한 크리스마스 전구, 가열식 가습기의 푸우- 치치치 물 끓는 소리.
그리고 그 소음을 뚫고 존재감을 발하는 지브리 음악까지 너무나 완벽하게 평화로워서 사진과 몇 마디의 글로 남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