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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칠성상회 Mar 27. 2022

너를 사랑해


봄날 저녁, 빨래 더미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작은 손으로 손수건을 개키는 복동이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날마다 조금씩 아기의 모습을 벗어서 과거에 두며 자라나고 있는 작은 사람. 눈앞에 있어도 아깝고 그리운 내 사랑.


이 사랑스러움을 다 잊게 될 것을 미리 걱정하여 한편이 저려오기까지 하는 마음, 이 것 참 무쓸모로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나의 세상은 꼭 필요한 것들 사이사이로 스미는 이런 무용한 잡념들로 더 부드러워지고 풍부해진다.


그리하여 마음에 아로새기는  강아지의 예쁜 말들.



카페를 지날 때마다


엄마, 오늘 커피 못먹어쪄? (응) 내일은 꼭 먹어.



아빠와 자러 들어가며


엄마는 내 최고의 선물, 내 친한 친구예요. 엄마 사랑해요.



엄마 사랑하는 방법


내가 엄마 사랑하는 방법을 해볼게요.

첫 번째, 엄마 어깨를 주무른다. 두 번째, 엄마한테 뽀뽀를 해준다. 세 번째, 엄마를 안아준다. 네 번째 엄마 등을 두드려준다.






복동이는 사랑이 많은 아가로 건강히 자라고 있다. 새치머리를 뽑으며 코가 빠진  엊저녁의 일이지만, 우린 아직 젊다. 맞춤으로 내리는  뒤에 봄은 이제  꽃망울을 터뜨렸다. 여기서 무엇을  바란다면 너무 과한 욕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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