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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욱근 Mar 28. 2020

도대체 어떤 정당에 투표해야 할까요?

 #세대교체 #다당 국회



3월 26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21대 총선 비례대표 정당 투표 시뮬레이션 결과다. 그래프에 나타난 상위 3개의 정당, 그들의 총선 슬로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더불어시민당 “정권 재창출” / 미래한국당 “문재인 정권 심판” / 열린민주당 “조국 수호”     


21대 총선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 득표율에 따라 국회 의석을 배분)가 새롭게 시행되기에 그 어느 때보다 정당 투표가 중요하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아무리 찾아봐도 ‘진영 논리’에 갇힌 총선 슬로건뿐, 어떤 정당도 ‘삶의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은 투표할 정당을 선택하지 못한 '무당층'에게 전하는 글이다. 나는 이번 총선에서 두 가지 키워드를 선정해 정당을 선택하기로 했다.  

   

#세대교체     


김오수 법무부 차관 “쉽게 말해 청소년들이나 자라나는 사람들은 자주 그런 짓 하거든요.”

김인겸 법원행정처 차장 “자기는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만들 수도 있거든요.”

정점식 통합당 의원 “이런 영상을 나 혼자 즐긴다, 이것까지 처벌 갈 거냐...”     


3월 3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에서 나온 이야기다. 개정안의 핵심은 ‘딥 페이크’(사람의 얼굴을 다른 사람의 신체와 합성하는 영상물)의 제작, 유통 행위를 가중 처벌하자는 내용이었다. 이들의 대화 속에서 사회 지도층이 '디지털 성범죄'를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한국인과 미국인의 이성 체계가 다르듯, 중년 세대와 청년세대의 이성 체계도 다르다. 중년 세대가 청년세대에서 공유되는 용어인 ‘딥 페이크’, ‘성인지 감수성’, ‘가상화폐’의 의미와 맥락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딥 페이크’는 n번방 중 ‘지인 능욕 방’에서 나타난, 돈을 받고 지인의 얼굴을 포르노 배우에게 합성하는 신종 성범죄. 즉, 중년 세대가 중심인 정치권은 신종 범죄를 예방할 수 없다.      


나아가 청년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정부는 지난 20년 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20조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자했다. 하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8명, 세계 유일한 출산율 0명대 국가다. 문제의 핵심은 세대 차이다. 정부는 청년들에게 ‘신혼 희망타운’, ‘출산지원금’처럼 ‘결혼’과 ‘출산’에 방점을 두고 지원했다. 하지만 이미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고한 청년 세대, 돈을 준다고 아이를 낳을 거라는 생각은 기성세대의 오산이다. 반면 프랑스는 개인 간 동거 계약(팍스)을 지원했다. 개인 간 동거 계약(팍스)만 있으면 조세· 육아· 교육· 사회보장 등에서 법률혼과 동등한 대우를 해준다. 이 제도의 영향으로 프랑스는 한때 1.5명까지 떨어졌던 합계 출산율을 지난해 1.9명까지 끌어올렸다.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청년 문화를 알아야 한다. 내가 첫 번째 키워드를 세대교체로 꼽은 이유다          



# 다당 국회     


현재 한국의 국회는 다수당의 탈을 쓴 양당 국회다. 20대 총선 기준, 더불어민주당은 123석, 새누리당은 122석을 차지했다.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이 있지만, 거대 정당이 국회의 80%를 차지하는 사실상 양당 국회라는 말이다. 양당 국회의 맹점은 대한민국 5178만 개의 목소리가 단 2개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북한은 적이다 / 북한은 적이 아니다’,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 근로자 소득을 높여야 한다’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국민 중에는 ‘북한이 적은 아니나 경계를 늦추어선 안되고, 기업 투자는 좋지만 최저 임금을 올려 투자의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는 등의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 현재 국회는 국민의 다양한 의사를 대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다양한 목소리가 들어간 국회가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검찰개혁' '선거법개정'에 밀려나 잊힌 사회문제가 있다. 미세먼지다. 미세먼지처럼 파급력이 크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을 막기 위해선 다양한 정당이 있어야 한다.  21대 총선, 정당별 석탄 퇴출 관련 공약을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은 ‘석탄 발전의 과감한 감축’이라는 문구를 넣었고, 미래통합당은 석탄발전 퇴출 관련 공약이 없다. 반면 정의당은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퇴출하고 재생에너지를 40%로 상향시켜 2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한다’, 녹색당은 ‘2030년까지 석탄 발전을 퇴출하고 재생에너지를 30% 확대하며 전환기에는 기본소득을 시행한다’라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공약을 제출했다. 겨울철 석탄 발전을 줄인 결과 국내 미세먼지의 40%가 감축됐다는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 석탄 발전 감축 국내 미세먼지 해결의 핵심이다. 미래를 대비하는 다양한 목소리, 내가 두 번째 키워드로 다당 국회를 선택한 이유다.      


출처 : 경향신문



그렇다면 21대 총선에서 #세대교체 #다당 국회라는 키워드가 적용되는 정당은 어디일까? 정의당이다. 정의당은 비례대표 순번 중 1·2·11·12·21번은 35세 이하 청년에, 7·18번은 장애인에, 14번은 농어민에 각각 할당했다. 그 결과 정의당 비례후보의 평균 연령은 43.5세, 비례 정당 중 가장 젊다.      


또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시민당 28.9%, 미래한국당 28.0%, 열린민주당 11.6%, 정의당 5.4%, 무당층 10%의 상황(3월 4주 차 기준)에서 5%대의 정의당이 10%  무당층의 지지율을 가져간다면 더불어 시민당, 미래한국당에 이은 제3당으로서의 자리를 잡고 다당 국회를 형성할 수 있다.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은 총선 이후 통합을 가정한다) 물론 정의당 비례대표 1번 류호정 ‘대리 게임’, 정의당 비례대표 6번 신장식 변호사는 상습 무면허 운전자 논란 등 정의당 후보자들 또한 완전하지 못하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하는 게 투표 아니겠는가?


끝으로 나는 정의당원도 아니고, 지지 정당도 없으며, 진보와 보수 그 어디에도 속하기 싫은 회색분자다.  이 글은 어떤 정당을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무당층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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