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손 피아노 공장의 역사를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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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는 단정하게 접혀 있는 오래된 서류 뭉치들을 하나하나 꺼내서 설명을 해주었다.
서류들은 길게는 5~60년 묵은 것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보관 상태가 매우 좋았다.
가장 먼저 보여준 서류는 자격증 모음집이였다.
장난감 피아노 공장을 운영하기 위한 자격증과 제조에 관한 각종 자격증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대규모 공장을 운영하려면 운영과 세무회계, 제조와 관련된 각종 자격증들이 많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어서 린다가 꺼낸 녹색 표지의 서류는 1942년부터 1954년까지 공장 직원들의 급여대장이었다.
수기로 작성된 이 서류들엔 막 공장이 설립되어 작은 피아노를 생산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함께 한 직원들의 이름이 모두 기록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들이 일일 몇시간을 근무 했고 얼마의 급여가 언제 지급되었는지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년도별 급여대장을 한장씩 넘기다가 접혀있는 종이 한장이 나왔다.
바로 미셸손 공장의 1/100 사이즈 도면이었다.
맨 윗부분은 공장의 입면도로 가장 왼쪽 공간의 윗층에 사무실이 위치해 있었으며 이곳에 빅터 미셸 일가의 숙식 공간이 함께 있었다.
린다와 브리짓도 약 20년간 공장에서 생활하며 미셸손 피아노 생산에 관여했다고 말했으며 이 말을 하던 도중 브리짓은 린다에게 이때 일이 생각나냐며 웃었다.
아래에는 공장의 평면도가 그려져 있었는데 피아노를 만드는데 필요한 공정인 나무를 건조하고 손질해서 다듬은 뒤 각 부품들을 만들어 색을 입혀 조립하는 등의 작업을 하는 구역이 나뉘어 표시 되어 있었다.
공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미셸가의 두 자매는 내게 설명을 하면서도 때때로 자신들의 추억이 떠올랐는지 서로 작게 대화하며 웃곤 했다.
마지막 서류들은 독일로 미셸손 피아노를 수출할 당시 갖추었던 무역 서류들과 편지, 계산서 등이었다.
내가 처음 페이스북으로 린다에게 메세지를 보냈을 때 린다는 나에게 자신은 프랑스어와 독일어를 구사한다고 답변했는데 아마 이런 경험을 통해 독일어를 배우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각설하고 미셸손 피아노는 생산 당시 프랑스의 박람회에서 한 코너를 차지할 만큼 잘 나가는 장난감이었으니 당연히 인근 국가로 수출도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졌었다.
주로 수출한 국가는 이탈리아와 독일로 특히 이탈리아의 경우 본템피라는 유명한 장난감 회사에서 나중에 미셸손 피아노 공장이 화재로 운영을 중단한 뒤 악기 제조에 관한 특허권을 구입하기도 했다.
Dans le 19,
Les Pianos Sont Partis en Fumee.
19일, 피아노 공장이
연기에 휩싸였다.
그리고 중간에 끼어 있던 신문 스크랩을 보고 잠시 말문이 막혔다.
린다의 책에서도 보았던 자료로 미셸손 공장에 화재가 났던 당시의 뉴스 기사였다.
린다는 이것이 그때의 기사였다고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고 브리짓은 신문을 보자마자 그때의 기억이 생각났는지 애써 덤덤한 표정을 지으려 했지만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런 브리짓을 조용히 다독여 주던 린다는 거실로 나가 다과를 들자고 제안했고 브리짓의 감정에 동화된 나는 약간 목이 막힌 느낌을 받으며 린다의 방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