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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Jul 06. 2021

중소기업 생존기 - 동네 축구는 그만

공을 쫓아 다니지 말고, 사람을 보라고!!

공을 쫓아 다니지 말고, 사람을 보라고 사람을!!


축구 경기를 보다 보면 이런 말을 많이 듣게 된다. 보통 학교에서 취미로 축구할 때나 동네 아마추어 축구들에서 저렇게 공을 중심으로 우르르 쫓아다니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소위 개떼 축구라고 하는 것이다. 전략이고 전술이고 그런 것 따위는 모르는 동네 축구에서는 그저 공을 따라 선수들이 우왕좌왕한다. 그러다 보면 골은커녕 골대 근처에도 못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상대도 같은 레벨이라면 모르겠지만..)


이미지 출처 : 에펨코리아


회사를 처음 만들었던 그 당시, 뭔가 이론적으로 잘 알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공만 쫓아다니는 동네 축구를 하기가 싫었다. 먹고사는 문제도 급했지만 그렇게 공만 따라다니다 보면 빠르게 지치기만 하고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막연한 판단에서였다. 딱히 근거는 없었다.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수익률이라는 게 있다. 예전에는 1억의 매출을 올리면 수익금을 30%씩 남기던 꿀 같은 시절이 있었고, 30%에 못 미치면 담당자 '쪼인트'를 까던 시절이 있었다. 호랭이 담배 피던 시절 얘기가 아니다. 불과 10년 전? 지금은 인터넷의 발달과 과도한 정보 공개로 인해 그 정도 수준의 수익을 남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15%에서 많아야 25% 정도 수익이 나면 그 비용으로 회사 운영비를 쓴다. 일단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수익률을 높여야 하는 일도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매입을 줄이면 되는 것인데, 당연히 퀄리티의 저하를 동반하게 마련이다. 당장에는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다음 기회를 보장받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기에 항상 딜레마에 빠진 게 된다.


"요 정도 차이는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는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퀄리티를 조금은 양보할까?"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수익을 좀 줄여서, 기껏 제작비를 높였는데 아무도 안 알아주면 말짱 도루묵이잖아."


하는 유혹에 항상 빠지게 된다. 어쩔 수 없는 모든 사업가의 숙명이다. '당장의 수익 보장'이냐, '미래를 위한 신뢰도의 제고'냐 이 뫼비우스 같은 무한의 딜레마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다. 남들이 뭐라 생각하건 간에 내 기준에서는 후자를 택했다. 기회가 주어진 것 자체에 최선을 다했고, 수익률보다는 행사의 퀄리티와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방점을 두었다. 꾸준히 그렇게 하다 보면 분명 알아봐 줄 날이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정말 다행스럽게도 지금 우리의 클라이언트인 B사에서는 그런 우리의 스탠스를 좋게 봐주어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함께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나만의 추측) 현장에서는 항상 별의별 변수가 다 발생한다. 그러한 변수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빠른 대응을 하려면 별 수 없이 높은 비용이 수반된다. 그 추가 비용을 일일이 따지기에 앞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우선이므로 '선지출 후보고'가 원칙이다.


'공을 쫓지 말고 사람을 쫓으라'는 동네 축구의 교훈처럼, 우리는 돈에 연연하기보다 사람의 신뢰를 얻는데 더 집중하였다. 만약 수익을 높이기 위해 퀄리티를 조금 양보했더라면 현재의 우리는 없었을 것이라 확신하는 바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매우 퍼펙트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우리도 아직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해가는 단계일 뿐,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수익을 쫓아다닐 때는 돈이 계속 도망다녔는데, 수익을 포기할수록 돈이 우리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우리의 경우는 그러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앞으로도 변하지 말고 '돈보다는 사람', '수익보다는 기회'에 더 집중하는 그런 회사이기를 다짐해 본다.



※ 주관적인 의견이므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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