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에세이 #008
빼빼로데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하던 시절.
1999년 11월 11일, 23년 전 오늘
그날 저녁 우연히 처음 만난 미모의 여인
그 이국적 외모의 여인이 문득 그리워지는 밤
23년 전 오늘, 거리에 수많은 사람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하나 가득 선물을 들고 있었다.
함께 걷던 후배에게 무슨 일이냐 물었더니
후배는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빼빼로데이도 몰라요?"라고 했다.
그리고 얼마 후 약속 장소에 도착하여 보니
친구들과 친구의 친구들이 함께 있었다.
친구의 친구의 친구였던 한 미모의 여인에게
나는 맥락도 없이 프로포즈를 했다.
25년째 짝사랑 매니아이자 모솔인 나는
어차피 괜히 고민하다가 나중에 차이느니
그냥 오늘 고백하고 오늘 차이는 게
훨씬 낫겠다는 얄팍한 생각으로 고백을 했다.
혹시 거절당하면 장난이었다고 해야지...
그런데, 그날부터 우리는 1일이 되었고
현재까지 8,715일째 이어져오고 있는 중이다.
두바이에 출장을 온 지 벌써 26일째,
여기 시간으로는 아직 11월 11일 11시이므로
아직 기념일이 지나지 않은 상태이다.
지난 23년 간 이 모자란 남자 사람 만들어 주느라
고생한 나의 친구이자 아내 이은진님에게
머나먼 이국땅 두바이에서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즉, 마음으로만 보낸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