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을 사랑한다.
손끝이 시려오면 이 계절이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추위가 느껴지면 손은 어김없이 주머니 속으로 숨어버리는데, 감추는 것, 구석을 좋아하는 나는 겨울이 숨기 좋아서 좋다.
추위를 유난히 잘 타고 싫어하지만 따뜻한 이 계절을 좋아한다.
따뜻한 전기장판으로 들어가 누워있는 그 따뜻함을 좋아하고,
옷을 몇 겹씩 겹쳐 입어 뚱뚱해 보여도 너도나도 따뜻하게 입었다고 위안받을 수 있는 이 차가움이 좋다.
춥다고 발을 동동거리며 하얀 눈 속에서 고무장갑 하나로도 행복해하는 너의 모습도 사랑스럽기만 하고,
노란색 콘테나 가득 들어있는 노란색 귤을 까먹는 이 달달함도 기다려지는 하나의 이유다.
겨울이면 풍성해지는 마음 때문인지 주고받는 귤 속에서 한해의 고마움을 담을 수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