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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기록 Feb 13. 2024

불안정성의 의미

9개월간 4번의 업무 이동을 하며 배운 것


어느새 3년 차 직장인이 되었다. 지금 회사에서 일한 지는 9개월이 지났는데, 업무가 4번 정도 바뀌었다. 그중에는 얼굴이 흙빛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힘든 때도 있었고, 입사 때부터 하고 싶었던 일을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내 성향과는 맞지 않는 것 같아 알쏭달쏭하던 때도 있었다.



사실 아홉 달 동안 네 번의 업무 이동이라니, 누군가는 혀를 내두를 수도 있다. 정해진 것 없이 계속해서 떠도는 것은 영 불안정하니까. 하지만 내가 9개월간 느낀 바는 조금 달랐다. 불안정성이란 결국 이곳에서 저곳으로 흐를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말과도 같았다. 언제나 대안이 있으며, 위기는 언제든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리고 흔들리는 시간은 언제나 나라는 사람의 본질에 한발 다가가게 한다. 꼭 영점 조절 같다. 당연하게도 그 앎이 촘촘해질수록 나는 다음에 더 나은 선택을 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내가 잘할 수 있겠다' 자신감이 드는 파트에서 일하고 있다.)



아직도 자신을 알아가는 중인 사람에게 다양한 일을 경험해 볼 수 있는 환경은, 역시나 '나쁘지 않은' 옵션이다. 내가 그 시간을 관통하는 중이기에 적실히 말할 수 있다. 그렇게 걸어본 길이 내 길이 아니라는 걸 발견할 때에도 우리는 하나의 선택지를 지우는 데에 성공한다.



얼마나 많은 실패를 해보았는지가 그 사람이 향유할 수 있는 삶의 넓이를 결정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감히 해보는 평범한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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