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존경하게 되는 3가지 순간
2024년 7월 28일
형석님과 제 업무 천재성이 같을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제 추측이 완전히 빗나갔음을 고백하며 오늘의 편지를 열어봅니다. MBTI부터 일에 대한 가치관까지 선명한 교집합을 가진 저희에게도, 각자만의 고유한 강점 영역이 있다는 것이 흥미롭네요.
그나저나 지난 답장에서 제 파트장님은 배울 점이 많은 분 같다고 하셨지요. 실제로 제가 회사에서 가장 신뢰하고 존경하는 동료여서 고개를 끄덕이다가, 머릿속에 물음표 하나가 맺혔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보며 존경심을 느낄 때, 그 마음은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요? 형석님은 어떤 사람을 보았을 때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하시나요?
지금까지 겪은 바에 의하면, 저는 이런 사람들이 존경스럽습니다.
첫째, 자신의 일에 대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한다.
당연히 연차가 높을수록 일에 대한 경험치가 많고 노련한 반면, 연차가 낮을수록 업무 상 미숙한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내 일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무엇을 더 배워야 할까? 누구에게 조언을 구하면 좋을까?’ 같은 고민에는 높낮이가 없습니다. 차이라면 깊이뿐이죠. 하지만 일을 오래 해온 사람이라고 해서 꼭 깊은 고민을 하는 게 아니고, 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사람이라고 해서 얕은 고민만 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건 나이나 경력이 아닌, 마음의 치열함 같아요. 일터 혹은 일터가 아닌 곳에서 그런 치열함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면 좋은 의미의 자극을 받는 동시에 존경심이 듭니다.
둘째, 더 좋은 동료/리더가 되어 팀의 성과에 기여하고자 배움을 지속한다.
앞서 말한 마음의 치열함을 지닌 사람들은, 늘 지금보다 더 잘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합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지려 하죠. 그래서 학습을 멈추지 않습니다. 강의를 듣거나, 다른 동료에게 도움을 구해 배우거나, 실험을 통해 경험을 쌓아요. 그들은 자신의 역량을 확장하기 위한 방법이 무한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실패 속에서도 배움을 얻고, 결국에는 이전보다 성장한 모습으로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들은 우러러보지 않기가 더 어렵더라고요.
셋째, 겸손하고 피드백 수용력이 뛰어나다.
그런데 이렇게 배움을 지속하는 태도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자신의 위치와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요? 저는 겸손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일하는 방식, 내 생각이 언제든 틀릴 수 있음을 잊지 않게 해주는 자질이죠. (사실 요즘처럼 변화가 빠른 시기에는, 틀린다기보다는 금세 낡아버린다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해 보이네요.) 그래서인지 겸손함을 갖춘 사람은, 주변의 피드백에도 열려 있습니다.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말들도 비판보다는 더 나아질 기회로 삼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일해오며 이런 사람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그 얼굴들을 생각할 때 제 안에서 고개 드는 존경의 마음이 지금의 저를 만들고 키운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형석님은 어떠신가요? 저보다 오랫동안, 다양한 이들과 일로 관계 맺은 형석님의 생각도 듣고 싶습니다. 그럼 이제 저는 곧 떠날 여행을 준비하러 갈게요! 다음 편지에는 부산의 바닷바람을 가득 실어 보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