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차에서 4년 차로 넘어가는 주니어의 고민
2024년 9월 14일
추석 연휴를 시작하며 답장을 씁니다. 지난 주말 만나서 말씀드린 것처럼, 가장 밀접하게 일하던 동료가 퇴사를 하게 되었어요. 다행히도 후임자는 빠르게 결정이 되었습니다. 안면은 있지만 협업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타 팀 동료였어요. 팀장이 바뀐 지도 얼마 안 됐는데, 옆자리 팀원까지 바뀐다니 올해 하반기는 정말 변화무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전 어제 팀장님을 찾아가 새로운 동료와의 R&R을 어떻게 나눌지 미리 논의해보고 싶다고 말했어요. 리더가 먼저 말을 꺼내지 않기에 그냥 제가 붙잡고 아젠다를 던진 것이었죠. 팀장님은 차주까지 제가 생각하는 업무 분배 방안을 정리해와 주십사 부탁하셨어요. 전 알겠다고 했고, 파트장님께도 의견을 구해 새로 올 동료와 잘 협업하기 위한 방식을 고민해 볼 생각입니다.
이 과정을 겪으며 제가 느낀 것은 하나였습니다. ‘나 스스로 팀장이자 팀원인 것처럼 일해야겠구나.’
지금까지는 주도적으로 일하면서도,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리더가 방향성을 제시해 주길 바라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오래 의지해 왔던 파트장님은 곧 출산 휴가를 들어가고, 함께 일하던 동료도 퇴사하고, 팀장님은 저 외에도 신경써야 할 다른 것들이 너무 많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죠. 이 모든 것들을 인지하는 순간, 정신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놓치고 있는 업무를 짚어주거나, 진짜 중요한 KPI를 잊지 않고 챙길 수 있게 리마인드 해주는 사람이 따로 있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나를 잘 리드해야겠다 싶었어요. 새로 올 동료는 이 업무를 완전히 처음 해보는 상황인데, 내가 중심을 잡아줄 수 없다면 우리 파트 자체가 흔들릴 것 같기도 했고요.
오늘 편지는 형석님을 향해 제 깨달음과 다짐을 써 내려간 것에 가까운 듯하네요. 3년 차에서 4년 차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겪게 되는 일들이, 저로 하여금 컴포트 존(Comfort Zone)에서 벗어나 더 주도적이고 독립적으로 성장해야 함을 알려주는 것도 같습니다.
지금 제 상황에 형석님께서 덧붙여주실 조언이 있을까요? 제가 어렴풋이만 이해하고 있는, 팀장처럼 일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형석님의 경험을 나눠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모쪼록 가족분들과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고, 조만간 또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