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떼엉 Mar 09. 2022

변화에 취약한 나

6월의 부산스러운 일기


일상의 균열을

일으키는 변화들


선선한 날씨와 더불어 부산스러운 마음 탓에, 이번 주에는 운동을 4번이나 했습니다.  번의 러닝과,  번의 요가를요. 새로운 동네인 효창동으로 이사를 갔고, 수납 가구가 없어 아직 짐이 널브러진 채로 두고 있어요. 이제야  러닝에 재미를 붙였는데,  며칠 발목을 삐끗한  같더니 정형외과에서는 척추 분리증이라 하더군요.  덕분에 척추에 15만원이나 하는 주사를 맞고 왔지 뭡니까. 어째 운동을 하면 할수록 몸이   좋아지는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지만요. 그건 제가 아마 자세를 잘못 쓰는 까닭일 수도 있겠지요.


또, 이직을 준비하고 있고 몇 차례의 면접이 있었어요. 이사와 이직 준비 모두 6월 안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라,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요가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숙대 굴다리에서 아는 교회 동생을 마주쳤어요. 그간 얼굴을 보지 못해 근황을 얘기하는데, 이렇게 묻더군요. “아니 언니 몇 주 동안 그 많은 일들이 일어난 거예요?”


좀 더 어렸을 땐 삶 속에 다양한 에피소드가 가득하길 바랬어요. 근데 지금은 소소한 재미보다, 이 소소함을 유지시켜주는 안정적인 기반, 가령 일이라던지 지속적인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면접을 보러 다니고, 이사를 하는 일상의 균열을 일으키는 변화들이 그리 달갑게 느껴지지만은 않습니다.


저는 경험주의 인간인데요, ‘어떤 경험은 다음 경험으로 이어지게 하는 디딤돌’ 이란 생각으로, 경험을 소비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늘 새로운 것, 도전은 경험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맹신하는 편입니다만. 요 근래 안정을 지향하는 마음과 더불어, 찾아온 변화들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변화에 취약한 사람이 되어버렸나? 아님, 변화에 탄력적이지 못한 사람이 되었나, 라는 고민도 하게 되었어요.


상황도 마음도 요동칠 때는 더욱이나 본질을 붙잡아야겠지요. 아, 나는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나는 이런 글들에 매료됐었지, 하면서 제가 지닌 정체성을 상기시키는 방식으로요. 한 개인이 어떤 행동 양식을 통해 일관성을 나타내는 것, 바로 정체성이라 생각합니다. 변화하는 상황과 급변하는 시대에, 내 일관성은 무엇인지-고민하게 되는 밤입니다. 저는 여전히나 글이 좋구요, 글로 저를 표현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더불어 감각적인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구요.


선릉역, @북쌔즈

한 개인의

일관된 행동양식, 정체성




문체적 삶, 방떼엉 

/@vingt_et_un____

@soyeongb1@gmail.com

작가의 이전글 가장 내 말투를 글에 녹여낼 수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