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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떼엉 Apr 07. 2024

온라인과의 거리감이 행복을 느끼게 만든다

내가 살고 있는 현실


가상현실처럼

느껴지는 현실


우리가 사는 시대가 가끔은 ‘가상현실’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몇 달 전, 지하철을 탔는데 핸드폰 배터리가 나가서  30분 넘게 멍하니 앉아 있었다. 당장 해야 하는 연락과, 지하철 노선을 보기 위해 지도앱을 켜는 일, 음악을 듣는 모든 일들이 불가능했다.


배터리만 충전되어 있었다면 바로 가능한 일인데도 말이다. 생각해 보면, 온라인 환경에 접속하는 일이 불과 20년 전만 해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처럼 언제 어디든 일상의 과업을 온라인으로 간편히 처리하는 일들 말이다. 가령 송금하기, 장보기, 배달 주문하기 같은 일들은 주로 오프라인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이었다. 혹, 모바일 접속이 가능하더라도 인터넷 로딩 시간이 길어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 위해 직접 컴퓨터를 켜고, 음원을 mp3에 다운로드했다. 이처럼, 현실 세계와 온라인 환경 사이에는 물리적인 거리와 시간이 존재했다.


현재는 스마트폰 하나면, 너무 빠르게 온라인 접속이 가능한 환경에 살고 있다. 스마트 워치 등과 같은 웨어러블 기기들. 그리고 마치 디바이스가 신체의 일부처럼 활용되는 비전프로까지. 온라인 환경과 실제로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의 거리감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온라인 세계에서 구현 가능했던 것들이, 이미 우리가 사는 현실에 밀접하게 들어와 있다. 이럴 땐 마치 가상현실을 사는듯한 느낌마저 든다. 현실과 온라인 세계 간의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져서, 가끔은 현실 감각을 분간하기가 어렵게 느껴진다고 할까.



온라인과 떨어져 있을 때,

되살아나는 현실 감각


특히 실제 대면하여 소통하는 인간관계가 가상현실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SNS상에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으로부터 실제 관계처럼 착각할 때가 종종 있다. 때론 유명한 인플루언서나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크리에이터에게 일종의 공감과 애착마저 느낀다.


온라인상에서 다수와의 폭넓은 관계는 많아졌지만, 오프라인 속 소수와의 깊은 유대감은 점점 찾기 어려워졌다. 그 어떤 시대보다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은 많아져도, 서로 간의 깊이 있는 대화나 정을 나누기가 어려운 시대. 너무도 쉽게 연락을 취할 수도 끊어버릴 수 있는 시대 속에서 어딘지 모를 공허함을 간혹 느낀다.


온라인에서 느낄 수 없는 현실에서의 행복감 같은 것들이 있다. 가장 친한 사람과 주고받는 대화나 눈빛, 그때의 분위기 같은 것들을 말이다. 기술이 이렇게까지 발전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마 서로를 더 그리워했을 것이고, 더 애틋해졌을 거다. 세상은 편해졌고, 무엇이든 빠르게 처리할 수 있지만 그와 반대로 속도감이 앗아간 것들이 분명 존재하는 것 같다.


행복은 정의하기 어렵지만 온라인 환경에서 떨어져 있을 때 사람은 행복감을 느끼는 것 같다. 온라인 환경과 사람 사이에는 어느 정도의 거리감이 필요하다고 종종 느낀다. 때론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얻을 수 있는 현실의 감각을 느끼기 위해서 말이다.


여의도, @파크원빌딩

막연한 그리움이

그리워지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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