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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조이스 Jul 11. 2023

누구도 뺏지 못할 나의 것을 찾는다면

카카오 이모티콘 작가 '노나메', 김하나 님

요즘은 하고 있는 일을 지속하며 퇴근 후 ‘딴짓’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한 치 앞을 모르는 상황이다 보니, 무작정 업을 바꾸기보다 가볍게 사이드로 즐기며 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 보는 것이죠.

오늘은 또 다른 삶의 방식을 보여줄 카카오 이모티콘 작가 김하나 님의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카카오 이모티콘 작가 '노나메', 김하나 님


Q. 안녕하세요 하나 님, 먼저 헤이조이스 멤버들에게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카카오 이모티콘 작가 노나메입니다. 비트윈 캐릭터들의 엄마이기도 합니다.(웃음)

“누구도 못 뺏어갈 너만의 것을 가져라”라는 어머님 말씀이 언제나 삶의 화두였는데, 완전한 내 것을 갖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보니 지금 이 자리까지 왔네요.



Q.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원하는 만큼만 하고 계세요.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며 꿈꾸는 삶이죠. 지금은 어떤 형태로 일하고 계신가요?


쉽게 말해 디지털 노마드가 가능한 삶이에요. 삶의 방식에 옳고 그름이 있진 않지만, 희소한 방식은 있잖아요. ‘레어템’이다 보니 남녀노소가 다 부러워하는 것 같아요.(웃음) 제가 일할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니 살아보고 싶던 도시에 머물며 이모티콘 작업도 하고 좋아하는 달리기나 필라테스도 하면서 관광보다는 살아보는 경험을 해요. 비트윈을 퇴사한 직후에는 프랑스에서 1년쯤 살기도 했고요. 묶인 게 없는 이 자유가 언제까지 가능할지 알 수 없다는 생각에 기회가 될 때마다 여행을 많이 다니고 있어요.



Q. 이모티콘 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가장 잘하고 좋아했어요. ‘나는 기질적으로 창작을 해야 하는 사람이구나’라고 알고 있었죠. 이모티콘 작업은 내가 가진 감성과 직관을 활용해 사람들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일이라 좋았어요. 보통 인간이 합의한 언어는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말과 글인데요. 그 언어의 범주에 담기지 않는 감각들이 세상에는 무수히 많지요. 그 감각들을 시각 언어로 잡아내는 데에 탁월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잘한 것에 대한 피드백이 바로 오는 일이라는 점도 좋았어요. “작가님 너무 감사해요. 이 이모티콘 덕분에 저희 관계가 더 좋아졌어요.”, “제가 화를 내도 작가님이 그린 이모티콘을 쓰면 다툼이 귀엽게 넘어가요.” 이런 피드백을 직접 받을 수 있다는 게 정말 즐겁더라고요. 게다가 이모티콘은 작가가 스스로 내 권리를 주장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먼저 이 작가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작가 개인의 성과를 알아준다는 점도 중요했어요.


(사진 제공: 김하나 님)


Q. 이모티콘을 사이드 잡으로 꾸준히 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이 있을까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두 가지예요. 첫째는 지치지 않을 것, 둘째는 과정을 즐길 것.


이모티콘 작업이 생각보다 피드백까지 오래 걸려요. 신규 이모티콘을 준비하는 데에 한두 달 이상의 시간이 들어가고, 승인 이후로도 출시까지 또 반 년 정도 걸리거든요. 게다가 애초에 이모티콘 승인이 잘 안 나는 경우도 잦아요. 몇 달을 준비했는데 계속 승인 거절당하면 흔들리고 지치죠. 그럼에도 계속 해나가려면 이모티콘을 만드는 과정, 그 순간들을 즐기는 수밖에 없어요. 


이모티콘 만드는 것은 내 시간만 쏟으면 되고, 큰 돈 드는 일이 아니잖아요. 취미 생활 한다고 생각하고 집에 와서 이모티콘 두세 개 그려보는 거죠. 어차피 어딘가에 취미로 썼을 시간을 이모티콘 그리는 데에 썼다고 생각하고 즐길 수 있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오래 할 수 있어요.



Q. 소위 말해 ‘터지는’ 이모티콘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요?


이모티콘 작가를 전업으로 하려는 분들은 ‘탁월함’과 ‘완성도’에 대해 생각해 보셨으면 해요. 이모티콘 작가의 ‘탁월함’은 어떤 타겟에 들어갈지를 정할 줄 아는 거예요. 결국 마음을 얼마나 잘 건드리느냐의 문제고요. 마케팅 감각과 맞닿아 있지요. ‘완성도’는 탁월하게 설정한 그 감각을 실제로 구현하고 전달하는 영역이에요.A를 타겟팅하고 싶었는데 내 역량이 그만큼 훈련이 안 돼 있으면 거기까지 못 가는 거죠.


두 스킬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기획 방향이 잘못되거나 내 의도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기 어려워요. 탁월함과 완성도, 두 개를 분리해서 내가 어느 쪽에 부족함이 있는지 정확히 파악한 후 공부하고 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헤이조이스 라이브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눠주실지 미리 살짝 공유해 주세요.


사실 이미 이모티콘 만들기에 대한 방법론적 강의는 많기 때문에 그런 강연은 제안이 와도 잘 안 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이번에 헤이조이스에서 라이브를 열게 된 것은 좀 다른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이모티콘을 전업 혹은 부업으로 꾸준히 하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승인이 목적이 아닌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작업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그냥 ‘이모티콘이나 한 번 그려볼까’가 아니라 ‘앞으로 이 일이 나의 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시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헤이조이스 뉴스레터에 먼저 실린 글이에요. 헤이조이스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뉴스레터로 누구보다 빨리 받아볼 수 있어요. 여기서 구독 신청하면, 수요일 아침에 찾아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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